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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참피, 1951년 이후 가장 늦어…한라산 415.5mm 폭우

제30호 태풍 참피가 23~26일 제주를 지나며 한라산 삼각봉에 415.5mm 비를 쏟았다. 24일 제주공항 25편 결항·218편 지연, 한라산 탐방로는 26일에도 일부만 열려 있고 27일 강풍이 다시 예보됐다.

제30호 태풍 '참피'가 10월 23일부터 26일 아침까지 제주를 지나며 항공·뱃길·산행·축제 일정을 한꺼번에 흔들었다. 제주지방기상청 관측에 따르면 한라산 삼각봉에는 23일부터 26일 오전 8시까지 415.5mm의 비가 쌓였고, 제주공항에서는 24일 하루에만 25편이 결항하고 218편이 지연된 것으로 집계됐다. 기상청이 10월 26일 새벽 3시 온대저기압으로 변질됐다고 발표했지만 27일 제주에는 다시 강풍이 예보돼 있어, 이번 주 제주 여행을 계획한 사람은 일정 확인이 필요하다.

한라산 영실 탐방로를 따라 이어진 나무 계단과 푸른 산자락
한라산 영실 탐방로 나무 계단 · 자료사진 · 사진: Basile Morin / 위키미디어 공용(CC BY-SA 4.0)

1951년 이후 가장 늦게 영향 준 태풍

기상청은 10월 22일 브리핑에서 참피가 태풍 경로 자료가 있는 1951년 이후 한반도에 가장 늦게 영향을 준 태풍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기존 기록은 1998년 10월 16~18일에 영향을 준 제10호 태풍 '제브'였고, 참피의 영향이 25~26일까지 이어지면 한 주 넘게 기록을 늦추게 된다.

참피는 한반도에 상륙하지 않았다. 기상청은 22일 오전 9시 기준 참피가 대만 타이베이 남동쪽 약 710km 해상에 있다고 설명했고, 25일 우리나라에 가장 가까워진 뒤 26일 온대저기압으로 약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26일 새벽 3시께 서귀포 남남동쪽 약 230km 해상에서 온대저기압으로 바뀌었다고 기상청이 발표했다.

상륙하지 않았어도 제주 남쪽 먼바다가 강풍 반경에 들면서 피해는 섬 전역에 나타났다. 제주지방기상청은 25일 오전 7시 30분 기준 제주 남쪽 먼바다에 태풍경보, 산지·중산간에 호우주의보를 유지했다. 24일에는 제주 지귀도에서 순간풍속 초속 20.2m, 마라도에서 19.0m가 관측됐다.

한라산 산지 300mm 넘게, 도심의 두 배 가까이

비는 산지에 집중됐다. 제주지방기상청 관측값을 보도한 내용을 종합하면 삼각봉의 누적 강수량은 24일 오전 8시 기준 126.5mm, 25일 오전 7시 30분 기준 279mm, 26일 오전 8시 기준 415.5mm로 이틀 사이 3배 넘게 늘었다. 같은 기간 제주시 도심은 215.5mm로, 산지 최고 지점이 도심의 약 1.9배였다.

태풍 참피 제주 누적 강수량(23일~26일 오전 8시, 제주지방기상청 관측 보도)
지점누적 강수량(mm)
한라산 삼각봉415.5
한라산 진달래밭370.5
한라산 성판악366
산천단364
어리목355
제주시215.5

이 비로 한라산국립공원의 7개 탐방로가 25일까지 전면 통제됐다. 제주도는 26일 기준으로 통제를 일부 풀었지만 돈내코 탐방로는 계속 전면 통제하고 있다. 영실·어리목은 윗세오름까지, 관음사는 삼각봉대피소까지, 성판악은 진달래밭대피소까지만 갈 수 있고, 제주도는 기상 상황에 따라 통제 구간을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하늘길과 뱃길, 날짜별로 달랐다

제주소방안전본부와 제주공항 집계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24일 제주공항에서 국내선 9편, 국제선 16편 등 25편이 결항했다. 지연은 국내선 213편, 국제선 5편 등 218편이었다. 결항과 지연을 합치면 243편이 영향을 받은 셈이다.

25일에는 OBC 보도 기준으로 국제선 2편이 결항하고 국내선 86편이 지연됐고, 26일 오전에는 대체로 정상 운항했다. 25일 오전 중국 노선 일부는 사전 결항했다고 한국일보가 전했다. 항공편은 하루 단위로 상황이 바뀌어 같은 사흘 안에서도 피해 규모 차이가 컸다.

바닷길은 더 오래 막혔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제주와 가파도·마라도를 잇는 여객선이 운항하지 못했고, OBC는 26일에도 풍랑특보로 제주와 진도·추자도를 잇는 일부 노선이 멈췄다고 전했다. 인사이트는 24일 제주 10개 항로 가운데 2개가 결항, 5개가 운휴라고 전했다. 기상청은 26일 늦은 밤까지 제주 남쪽 먼바다에 초속 9~18m 강풍과 5m 이상 파고를 예보했다.

축제도 줄줄이 취소

파이낸셜뉴스와 연합뉴스 보도를 종합하면 24~25일 열릴 예정이던 '2026 애월읍 농수축산물 박람회'는 전면 취소됐다. 서귀포 칠십리축제도 퍼레이드와 개막식이 열리지 못했다. 이 보도들은 두 행사의 재개 일정은 전하지 않았다.

제주소방안전본부는 23일 오후부터 24일 아침까지 구좌읍 신호등 고정 와이어 끊김, 한림읍 도로 위 전선 늘어짐, 이호2동 비닐하우스 침수, 삼양2동 맨홀 역류 등 6건의 시설물 피해를 접수했다. OBC는 소방당국이 안덕면 지하 펌프실 침수와 서홍동 나무 쓰러짐 등 강풍·호우 피해 신고 8건에 안전조치를 했다고 전했다.

가을 제주 관광, 태풍 전부터 약해진 내국인 수요

이번 태풍은 이미 줄던 내국인 수요 위에 겹쳤다. 제주도의 '9월 제주도 주요 소비동향 분석'과 한국지역혁신연구원 자료를 인용한 10월 21일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9월 제주 내국인 방문객은 약 88만5000명으로 1년 전보다 8.1% 줄었다. 반면 외국인 방문객은 약 25만7600명으로 18.1% 늘었다.

2026년 9월 제주 방문객과 항공 운항(전년 동월 대비)
구분수치전년 동월 대비
내국인 방문객약 88만5000명8.1% 감소
외국인 방문객약 25만7600명18.1% 증가
국내선 운항-226편 감소
국제선 운항-151편 증가

이번 태풍으로 인한 관광객 감소나 업계 피해 규모는 26일 오전까지 공식 집계가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국제선 결항이 24일에만 16편이었다는 점은 외국인 수요가 몰리는 노선에도 영향이 있었음을 보여 준다.

이번 주 제주 여행 전 확인할 것

기상청은 27일 제주 순간풍속이 초속 20m, 산지는 초속 25m 이상인 강풍이 불 수 있다고 예보했고 강풍특보가 다시 발효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OBC가 전한 예보로는 28일 기온이 급격히 떨어져 아침 최저 11~12도, 낮 최고 15~19도가 될 전망이다.

기상청은 항공·여객선 이용객에게 운항 정보를 미리 확인하라고 당부했다. 한라산 산행은 탐방로별로 허용 구간이 다르므로 출발 전 제주도의 통제 안내를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26일 오전까지 5~10mm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보돼, 바위와 계단이 젖은 구간에서는 미끄럼에 주의해야 한다.

10월 말에 태풍이 한반도 남쪽을 훑고 간 것 자체가 이례적이다. 기상청은 22일 아침 기온이 전날보다 약 10도 낮아졌고, 춘천의 첫 서리와 첫 얼음이 지난해보다 6일 빨리 관측됐다고 밝혔다. 늦은 태풍과 이른 추위가 한 주 안에 겹치면서 이번 가을 나들이 일정은 날씨 확인이 가장 먼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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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정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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