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속 1000원 생활용품 경쟁…유통가 초저가 확산
국가데이터처의 9월 소비자물가 발표 이후에도 생활물가는 오르고 있다. 편의점과 할인점, 생활용품 전문점은 1000원 안팎 상품으로 소비자 확보에 나섰다. 서울 매장 현장 가격과 단위 환산가를 함께 본다.
국가데이터처가 2일 발표한 9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같은 달보다 2.9% 올랐다. 물가 상승률은 2%대로 내려왔지만 생활물가는 여전히 오르고 있고, 편의점과 할인점, 생활용품 전문점은 1000원 안팎의 상품으로 소비자 확보 경쟁에 나서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 조하니 기자는 10월 23~24일 서울 은평구와 용산구 매장을 직접 찾아 가격을 조사했다.

물가 상승률은 낮아졌지만 생활물가는 높다
9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20.43으로 전월보다 0.3%, 전년 같은 달보다 2.9% 올랐다.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전월 3.1%보다 0.2%포인트 낮아졌다. 상승 폭이 줄어든 주요 요인으로는 전년 기저효과, 즉 휴대전화료 상승분이 사라진 영향이 꼽혔다.
반면 생활물가지수는 전년 동월보다 2.5% 올랐다. 식품 이외 품목은 3.1% 올라 식품(1.6%)보다 상승 폭이 컸다. 전기·가스·수도는 전월보다 5.5% 뛰었다.
| 지표 | 전월 대비 | 전년 동월 대비 |
|---|---|---|
| 소비자물가지수 | +0.3% | +2.9% |
| 식료품·에너지 제외지수 | -0.1% | +2.8% |
| 생활물가지수 | +0.7% | +2.5% |
| 식품 | +0.9% | +1.6% |
| 식품 이외 | +0.6% | +3.1% |
| 신선식품지수 | +2.7% | -3.3% |
| 전기·가스·수도 | +5.5% | +0.4% |
| 개인서비스 | -0.5% | +3.5% |
신선식품지수는 전년 같은 달보다 3.3% 낮았지만 식품 이외 생활물가는 오르고 있다. 소비자가 체감하는 품목에 따라 물가 흐름이 엇갈리는 셈이다. 생활필수품 가격이 실제로 어떻게 형성되는지 보려면 매장 가격을 직접 비교할 필요가 있다.
1000원 안팎으로 내려온 생활필수품 가격
에너지경제신문이 10월 23~24일 확인한 가격을 보면 즉석밥, 물티슈, 화장지 등 생활필수품 상당수가 1000원 안팎에 팔리고 있었다. 즉석밥은 다이소가 200g 제품을 1000원에, 롯데마트가 210g 제품을 1000원에 팔았다. CU는 210g 제품을 할인가 990원에 팔았고 정상가는 1200원이었다.
| 품목 | 매장·용량 | 판매 가격 | 환산 단가 |
|---|---|---|---|
| 백미 즉석밥 | 다이소 (200g) | 1,000원 | 200g 기준 1,000원 |
| 백미 즉석밥 | 롯데마트 '오늘좋은' (210g) | 1,000원 | 다이소보다 저렴 |
| 백미 즉석밥 | CU '득템' (210g) | 할인가 990원 (정상가 1,200원) | 정상가 기준 다이소보다 약 14% 비쌈 |
| 물티슈 | 다이소 (150매) | 1,000원 | 매당 약 6.7원 |
| 물티슈 | 롯데마트 '오늘좋은' (120매) | 1,000원 | 매당 약 8.3원 |
| 물티슈 | 이마트24 PB '맑은물티슈' (100매) | 1,000원 | 매당 약 10원 |
| 화장지 | 이마트 '노브랜드' 3겹 (30롤) | 9,980원 | 롤당 약 333원 |
| 화장지 | 롯데마트 '오늘좋은' 3겹 (30롤) | 10,900원 | 롤당 약 363원 |
| 화장지 | 다이소 '모나리자' 3겹 (12롤) | 5,000원 | 롤당 약 417원 |
| 화장지 | CU '득템' (2롤) | 1,700원 | 롤당 850원 |
기자는 용량을 맞춰 단가를 환산했지만 두께, 품질, 원재료 차이는 반영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같은 1000원이라도 용량에 따라 체감 가격이 달라지는 '착시 효과'가 생길 수 있다는 뜻이다. 조사한 화장지 4개 제품 가운데서는 이마트 노브랜드 제품의 롤당 단가가 가장 낮았고, 편의점 제품은 다이소 제품의 약 2배였다.
대형 유통사는 초저가 전문 매장과 PB를 키운다
이마트는 1000원부터 1만 원까지 가격을 균일하게 맞춘 생활용품 전문점 '와우샵'을 운영하고 있다. 문화일보는 이 매장이 스타필드 마켓 월계점과 이마트 은평점에 330㎡ 규모로 문을 열었다고 보도했으며, 해당 기사는 광고성 기사로 표시돼 있다. 같은 기사에 따르면 개발 상품의 약 60%가 2000원 이하다.
한국경제는 프라이팬 5000원, 에어프라이어 1만 원 등 가격대를 예로 들며 블렌더, 전기포트, 드립커피메이커가 1만 원대 구간에 있다고 전했다. 다만 보도마다 와우샵의 시범 운영 시기를 다르게 설명하고 있어, 시범 운영과 정식 개점을 나눠 확인할 필요가 있다.
롯데마트는 '오늘좋은' 브랜드의 1000원 이하 PB 상품을 키우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에 따르면 올해 1~9월 1000원 이하 PB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약 20% 늘었고, 관련 상품은 2025년 약 70개에서 올해 상반기 90여 개로 늘었다. 이마트의 '5K 프라이스'도 상품 수가 160여 종에서 400여 종으로 확대됐다고 같은 매체가 전했다.
GS25의 '리얼프라이스' 상품군은 2026년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약 40% 늘었고, PB 매출 비중은 약 30%라고 에너지경제신문은 전했다. 편의점과 대형마트가 같은 가격대 상품을 나란히 키우는 셈이다. 이런 초저가 경쟁에는 위험도 따른다. 한국경제는 이마트가 2018년 선보인 비식품 브랜드 '삐에로쑈핑'이 2년도 안 돼 문을 닫은 사례를 함께 짚었다.
소비자가 확인할 점은 단위 가격과 할인 조건
단위 가격을 보면 같은 가격에 얼마나 많은 양을 살 수 있는지 바로 알 수 있다. 물티슈는 장당 매수, 화장지는 롤 수, 즉석밥은 그램 수로 나눠 보면 된다. 할인가는 행사가 끝난 뒤 정상가가 얼마인지도 함께 확인해야 한다.
에너지경제신문은 할인 종료 후 정상가가 적용되는지, 멤버십이나 할인 행사 조건이 있는지, 매장이 가까운지도 실제 구매 가격을 좌우한다고 짚었다. 같은 기사는 한국소비자원의 PB상품 가격 비교조사를 인용해 업체별 가격 차이가 소비자 편익을 줄일 수 있다고 언급했지만 구체적 수치는 싣지 않았다.
문화일보에 따르면 와우샵은 10월 30일 스타필드 마켓 군산점 개점을 앞두고 있고, 연내 중대형 전문점을 5곳까지 늘릴 계획이다. 이마트 매장 안에도 '와우샵 존'을 만들 예정이다. 1000원짜리 상품이 늘었다고 해서 생활물가 부담이 곧바로 줄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장바구니를 채울 때는 가격표보다 단위 가격을 기준으로 비교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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