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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착오로 해지된 아들 예금 5000만원…금감원 분조위 "금융회사가 돌려줘야"

금융감독원 금융분쟁조정위원회는 10월 7일 회의에서 보이스피싱에 속은 어머니의 요청을 처리하던 직원이 착오로 아들 명의 예탁금 5000만원을 해지한 사례에 대해, 금융회사가 아들에게 원금과 약정이자 5164만9425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어머니의 부당이득 반환 책임은 인정하지 않았다.

금융회사 창구 직원이 고객의 요청과 다른 가족 명의 예금을 잘못 해지해 그 돈이 보이스피싱 사기범에게 넘어갔다면 손실은 누가 떠안아야 할까. 금융감독원 금융분쟁조정위원회(분조위)는 10월 7일 회의에서 이런 사례를 다루고, 금융회사가 예금 명의인인 아들에게 원금과 약정이자를 지급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금감원은 이 결과를 10월 8일 공개했다.

은행 통장
은행 통장. 기사 속 사례와 관계없는 자료사진 · 사진: jgmarcelino / Flickr(CC BY 2.0)

"내 예금 깨 달라" 했는데 아들 계좌가 해지됐다

금감원 발표와 여러 매체 보도를 종합하면, 신청인 A씨는 2024년 한 금융회사 지점에서 본인과 아들 B씨, 딸 명의의 정기예탁금 계좌를 만들었다. 같은 해 11월 A씨는 검사를 사칭한 보이스피싱 조직에 속아 지점을 찾았고, 본인 예탁금을 해지해 수표로 발행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런데 창구 직원은 A씨 계좌가 아니라 아들 B씨 명의의 5000만원 예탁금을 해지해 A씨 계좌로 옮겼다. 이 돈은 기존 잔액과 합쳐져 9500만원짜리 수표로 발행됐고, A씨는 착오를 알고도 사기범의 설득에 넘어가 바로잡지 못한 채 수표를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사기 피해를 알아챈 A씨는 직원의 과실로 피해가 커졌다며 금감원에 민원을 냈다.

분조위 "권한 없는 사람에게 준 돈은 변제 아냐"

분조위는 B씨 명의 예탁금 계약이 유효하게 성립해 있었다고 봤다. 금융회사가 그 돈을 해지 권한이 없는 A씨에게 내준 것은 정당한 변제로 볼 수 없고, 직원이 고객 요청과 다른 계좌를 해지하면서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판단이다. 따라서 B씨의 예탁금 반환청구권은 그대로 살아 있다는 결론이 나왔다.

이에 따라 금융회사는 B씨에게 원금 5000만원과 약정이자 164만9425원을 더한 5164만9425원을 지급해야 한다. 금융회사가 A씨에게 부당이득을 돌려달라고 할 수 있는지도 쟁점이었지만, 분조위는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A씨가 돈을 자기 재산처럼 쓰지 않고 사기범에게 그대로 넘겼기 때문에, 실제로 돈을 지배하고 이익을 본 쪽은 사기범이라는 이유다.

분조위 결정 요지 (금융감독원, 2026년 10월 8일 공개)
쟁점판단
아들 명의 예탁금 계약유효하게 성립
어머니에게 지급한 것의 효력권한 없는 자에 대한 지급으로 정당한 변제 아님
금융회사 지급액원금 5000만원 + 약정이자 164만9425원 = 5164만9425원
어머니의 부당이득 반환 책임인정 안 함(실제 이득은 사기범)

조정안은 당사자들이 제시받은 날부터 20일 안에 받아들이면 성립하고, 성립하면 재판상 화해와 같은 효력을 갖는다. 금감원은 이번 사례가 가족 명의 예금을 부적절하게 처리하면 금융회사가 민사 책임을 질 수 있음을 보여 준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계좌 개설 때 금융실명 확인, 중도 해지 때 해지 의사와 본인·대리인 확인 절차를 철저히 지키도록 금융회사를 계속 지도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기관 사칭 보이스피싱, 피해액 열 중 여덟

이번 사례처럼 검찰·금감원 등을 사칭하는 수법은 최근 보이스피싱 피해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경찰청 집계에 따르면 2025년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1조2578억원으로 처음 1조원을 넘었고, 전년(8545억원)보다 47.2% 늘었다. 같은 해 발생 건수는 2만3360건으로 전년보다 12.1% 증가했다.

유형별로는 기관사칭형 피해액이 2021년 1741억원에서 2025년 9884억원으로 약 5.7배로 불어나, 2025년 전체 피해액의 78.6%를 차지했다. 반면 대출사기형 피해액은 같은 기간 6003억원에서 2694억원으로 절반 이하로 줄었다. 발생 건수로 단순 계산한 건당 피해액은 2024년 약 4100만원에서 2025년 약 5384만원으로 커졌다.

보이스피싱 발생·피해 현황 (자료: 경찰청, 연간 기준)
구분2024년2025년증감률
발생 건수2만839건2만3360건+12.1%
피해액8545억원1조2578억원+47.2%
건당 피해액(단순 계산)약 4100만원약 5384만원+31.3%
기관사칭형 보이스피싱 피해액 2021년 1741억원, 2025년 9884억원 (자료: 경찰청)
기관사칭형 보이스피싱 피해액 2021년 1741억원, 2025년 9884억원 (자료: 경찰청)

가족 계좌 맡겼다면 확인할 것

이번 결정은 금융회사의 창구 실수로 가족 명의 돈이 빠져나갔다면 명의인이 금융회사에 반환을 요구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 준다. 다만 조정은 당사자들이 수락해야 성립하므로, 비슷한 일을 겪었다면 거래 내역과 해지 경위를 남겨 두고 금감원 민원·분쟁조정 절차를 밟는 것이 좋다.

보이스피싱 예방 측면에서는 전화로 예금 해지나 현금·수표 전달을 요구받는 순간 의심하는 것이 우선이다. 검찰·금감원 등을 자처하는 전화라면 일단 끊고 해당 기관 대표번호로 직접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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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정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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