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 이름에 '창고·마트·공장' 못 쓴다…'특가·할인' 광고도 제한 추진
보건복지부가 약국 명칭과 광고에 '창고·마트·공장', '할인·특가·저렴', 근거 없는 '최대·최고' 같은 표현을 제한하는 약사법 시행규칙 개정을 추진한다. 근거 법인 개정 약사법은 12월 23일 시행되며, 지난해 6월 첫 매장이 문을 연 창고형 약국 확산이 계기가 됐다.
보건복지부가 약국 간판과 광고에 '창고', '마트', '공장' 같은 이름과 '할인', '특가', '저렴' 같은 판촉 문구를 쓰지 못하게 하는 「약사법 시행규칙」 개정을 추진한다. 복지부는 지난 6일 이런 내용의 제한 기준을 공개했으며, 근거가 되는 개정 약사법은 오는 12월 23일 시행된다. 지난해 6월 첫 매장이 문을 연 뒤 빠르게 늘어난 이른바 '창고형 약국'이 직접적인 계기다.

무엇이 금지되나…세 갈래 기준
복지부가 내놓은 기준은 세 유형으로 나뉜다. 첫째는 약국의 기능을 왜곡하는 명칭이다. '창고', '마트', '공장'처럼 의약품을 대량으로 진열·판매하는 유통매장을 떠올리게 하는 이름이 여기에 해당한다.
둘째는 의약품 과다소비를 부추기는 표현이다. '할인', '특가', '저렴' 등 가격 경쟁이나 판촉으로 구매를 유도하는 문구가 제한 대상으로 꼽혔다. 셋째는 객관적 근거 없이 소비자를 오인하게 하는 수식어로, '최대', '최고', '최초', '제일 큰' 같은 표현이 예로 제시됐다.
약사 전문지 약사공론 보도에 따르면 둘째와 셋째 유형은 약국 명칭뿐 아니라 광고에도 적용되는 방향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복지부는 입법예고를 통한 의견수렴과 규제심사를 거쳐 기준을 확정하겠다고 밝혀, 최종 문구는 달라질 수 있다.
| 유형 | 예시 표현 | 제한 취지 |
|---|---|---|
| 약국 기능 왜곡 | 창고, 마트, 공장 | 대량 진열·판매 유통매장 연상 |
| 과다소비 유도 | 할인, 특가, 저렴 | 가격 경쟁·판촉으로 구매 유도 |
| 소비자 오인 | 최대, 최고, 최초, 제일 큰 | 객관적 근거 없는 과장 |
곽순헌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약국 명칭과 표시·광고는 단순한 영업 수단을 넘어 소비자에게 약국과 의약품 정보를 전달하는 수단"이라며 "의약품 오남용을 부추길 우려가 있는 표현 등은 합리적으로 관리해 올바른 약국 명칭과 표시·광고 문화를 정착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법 개정은 어떻게 진행됐나
이번 시행규칙은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약사법 개정안의 후속 조치다. 개정안은 4월 29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7월 29일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8월 26일 본회의를 통과했다. 정부는 9월 22일 개정법을 공포했다.
개정법은 약국 기능을 왜곡하거나 소비자를 오인하게 하고, 의약품 과다소비를 유도할 우려가 있는 표현을 약국 명칭으로 쓰지 못하게 하면서 구체적인 금지 표현은 보건복지부령에 맡겼다. 약사공론과 팜뉴스에 따르면 국회 심사 과정에서 '창고', '공장' 같은 단어는 법률 본문에서 빠지고 세부 기준이 하위법령으로 넘어갔다.
시행 시기도 앞당겨졌다. 당초 발의안은 공포 후 6개월 뒤 시행이었지만, 보건복지위 법안심사 과정에서 3개월로 줄었다. 유예가 길면 문제 명칭으로 약국을 새로 열 시간을 주게 된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7월 법사위에서 "좀 더 확산되기 전에 명확하게 법에 근거를 두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날짜 | 내용 |
|---|---|
| 4월 29일 |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통과 |
| 7월 29일 |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통과 |
| 8월 26일 | 국회 본회의 통과 |
| 9월 22일 | 개정 약사법 공포 |
| 10월 6일 | 복지부, 시행규칙 제한 기준 공개 |
| 12월 23일 | 개정 약사법 시행 |
창고형 약국, 1년여 만에 수십 곳으로
창고형 약국은 대형 매장에 일반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을 대량 진열하고, 소비자가 카트에 직접 골라 담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팜뉴스와 노컷뉴스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경기 성남에서 '메가팩토리' 약국 1호점이 문을 연 것이 시작이다.
확산 속도는 빨랐다. 노컷뉴스는 올해 5월 창고형 약국이 전국 40곳가량이라고 전했고, 팜뉴스는 9월 하순 업계를 인용해 초대형 약국이 전국 70여 곳으로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공식 집계가 아닌 업계 추산이어서 기준에 따라 수치는 달라질 수 있다.
전체 약국 수도 꾸준히 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율공시에 따르면 전국 약국은 2021년 2만3773곳에서 2025년 2만5497곳으로 늘었고, 올해 6월 30일 기준 2만5681곳이다. 2021년과 비교하면 4년 반 사이 1908곳(약 8.0%) 늘어난 셈이다.
| 연도 | 약국 수 | 전년 대비 증감 |
|---|---|---|
| 2021년 | 23,773 | - |
| 2022년 | 24,302 | +529 |
| 2023년 | 24,707 | +405 |
| 2024년 | 25,047 | +340 |
| 2025년 | 25,497 | +450 |
| 2026년 2분기 | 25,681 | +184(2025년 말 대비) |

"싸서 간다" vs "오남용 우려"…엇갈리는 시각
소비자들이 창고형 약국을 찾는 가장 큰 이유는 가격이다. 노컷뉴스에 따르면 메가팩토리 측은 유통 단계를 줄여 가격을 약 30% 낮췄다고 설명했고, 같은 성분·용량이면 더 저렴한 제품을 안내하는 문구를 매장에 붙여 두고 있다. 약사 눈치를 보지 않고 상비약과 영양제를 직접 고를 수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는 이용자도 있다.
약사 단체의 시각은 다르다. 대한약사회 측은 대량 구매·저가 판매 중심 운영이 복약 상담과 부작용 모니터링 기능을 약화시켜 오남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해 왔다. 반면 업계는 명칭을 막는 것보다 구매·복용 이력 관리나 의약품안심서비스(DUR) 강화 같은 실질적 관리 체계가 더 중요하다고 맞서고 있다.
명칭 규제만으로 한계가 있다는 점은 정부도 인정한다. 정 장관은 법사위에서 "명칭만 가지고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라며 인력 기준과 안전 강화 방안을 함께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팜뉴스에 따르면 복지부는 상시 모니터링 체계와 전담 특별사법경찰 신설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비자·약국이 알아둘 점
새 기준이 적용돼도 약국의 영업 방식 자체가 금지되는 것은 아니다. 넓은 매장에서 의약품을 대량 진열해 파는 방식은 그대로 유지할 수 있고, 바뀌는 것은 간판·상호와 광고 문구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익숙한 매장의 이름이 바뀔 수 있다는 점을 알아두면 된다.
이미 문제 명칭을 쓰고 있는 약국에는 6개월의 유예기간이 주어진다. 데일리팜 보도에 따르면 기존 약국은 2027년 6월 22일까지 상호를 바꿔야 하며, 이후에도 쓰면 지방자치단체 처분 대상이 될 수 있다. 국회는 부대의견으로 법 시행 전 시·군·구 보건소를 통한 행정지도를 하도록 했다.
업계에서는 간판뿐 아니라 지도 앱과 온라인에 등록된 상호까지 함께 바꿔야 해 비용 부담이 크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위반 시 구체적인 제재 수준과 시행규칙의 최종 문구는 입법예고 이후 확정될 예정이어서, 약국 개설자라면 복지부와 관할 보건소 안내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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