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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차 분쟁 조정 신청 4년 새 2.3배…조정 성립은 6건 중 1건

한국부동산원 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에 올해 1~8월 접수된 주택·상가 분쟁 조정 신청이 1217건으로 2022년 연간(538건)의 2.3배에 달했다. 2022년부터 올해 8월까지 처리된 4398건 중 조정 성립은 758건(17.2%)에 그쳤고, 소송 진행·상대방 불응 등에 따른 각하가 41.0%로 가장 많았다.

한국부동산원 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에 접수된 주택·상가 임대차 분쟁 조정 신청이 올해 1~8월에만 1217건으로, 4년 전인 2022년 한 해(538건)의 2.3배에 이르렀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부동산원에서 받아 15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신청은 해마다 늘었지만 처리된 사건 가운데 실제로 조정이 성립한 비율은 17.2%에 그쳤다.

소송보다 빠르고 저렴하게 다툼을 풀자는 취지로 마련된 제도지만, 처리된 사건 6건 가운데 5건은 조정 성립 없이 끝난 셈이다. 늘어나는 수요를 제도가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경기도 과천시의 오래된 저층 아파트 단지 건물들
경기도 과천시 주공5단지 아파트(2015년 촬영, 자료사진). 사진: 최광모 (Choe Kwangmo) / 위키미디어 공용(CC0 1.0)

8개월 만에 지난해 연간 건수 넘어

황희 의원실 자료를 보면 한국부동산원에 접수된 임대차 분쟁 조정 신청은 2022년 538건에서 지난해 1126건으로 늘었다. 올해는 8월까지 1217건이 접수돼 넉 달을 남기고 지난해 연간 건수를 91건 넘어섰다.

월평균으로 따지면 차이가 더 뚜렷하다. 올해 1~8월 월평균 접수는 약 152건으로, 지난해 월평균(약 94건)보다 62%가량 많다. 2022년부터 올해 8월까지 누적 접수는 4511건이며, 이 가운데 2023년과 2024년 두 해 접수분은 합쳐 1630건이다.

한국부동산원 임대차분쟁조정 접수 건수(주택·상가 합산)
기간접수 건수비고
2022년538건연간
2023~2024년1630건2년 합계(누적치에서 산출)
2025년1126건연간
2026년 1~8월1217건8개월, 2022년 연간의 2.3배
합계4511건2022년~2026년 8월

다만 이 수치는 한국부동산원이 맡은 위원회 접수분이다. 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는 한국부동산원 외에 대한법률구조공단,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에도 설치돼 있어 전국 전체 분쟁 규모는 이보다 클 수 있다.

처리 6건 중 1건만 성립…41%는 '각하'

같은 기간 처리가 끝난 4398건 가운데 조정이 성립한 사건은 758건(17.2%)이었다. 가장 많은 종결 사유는 각하로 41.0%를 차지했다. 이미 소송이 진행 중이거나, 상대방이 위원회 조사에 응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당사자끼리 합의해 신청을 거둬들인 '화해 취하'는 21.0%, 단순 취하는 14.7%였다. 양측 입장 차가 끝내 좁혀지지 않은 조정 불성립은 5.7%로 집계됐다. 화해 취하를 넓은 의미의 해결로 보더라도, 처리 사건 10건 중 4건 이상은 본격적인 조정에 들어가지 못한 채 각하로 끝났다.

임대차분쟁조정 처리 결과 비중(2022년~2026년 8월, 처리 4398건 기준) — 자료: 한국부동산원·황희 의원실
임대차분쟁조정 처리 결과 비중(2022년~2026년 8월, 처리 4398건 기준) — 자료: 한국부동산원·황희 의원실

조정이 성립하면 조정서에 집행력이 생겨, 상대방이 약속을 지키지 않을 때 별도 소송 없이 강제집행을 신청할 수 있다. 서울경제TV 보도에 따르면 2020년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으로 신청이 접수되면 조정 절차가 자동으로 시작되도록 바뀌었지만, 상대방이 조사에 응하지 않으면 여전히 각하로 끝날 수 있는 구조다.

주택은 '보증금 반환', 상가는 '임대료 증감'

분쟁 유형은 주택과 상가가 다르게 나타났다. 주택 임대차에서는 보증금이나 집을 돌려받는 문제를 둘러싼 '보증금·임차 목적물 반환' 분쟁이 35.1%로 가장 많았다. 이어 집 수리 책임을 둘러싼 '유지·수선 의무'(18.2%), '손해배상'(17.4%), '계약 갱신·종료'(14.2%) 순이었다.

상가에서도 '보증금·건물 반환'이 25.7%로 1위였지만, 2위는 월세와 보증금을 올리거나 내리는 문제인 '차임·보증금 증감'(20.2%)이었다. 영업 환경에 따라 임대료를 다시 정하려는 수요가 많은 상가의 특성이 드러난다.

임대차 분쟁 유형별 비중(2022년~2026년 8월, 한국부동산원)
순위주택상가
1보증금·목적물 반환 35.1%보증금·건물 반환 25.7%
2유지·수선 의무 18.2%차임·보증금 증감 20.2%
3손해배상 17.4%계약 갱신·종료 16.2%
4계약 갱신·종료 14.2%계약 이행·해석 12.0%
5계약 이행·해석 8.0%손해배상 9.0%

전셋값 오름세와 맞물린 분쟁 증가

분쟁이 늘어난 배경으로는 전세 시장 불안이 꼽힌다. 한국부동산원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올해 8월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6억3662만8000원으로 2년 전인 2024년 8월(5억5394만6000원)보다 14.9% 올랐다. 같은 기간 중위 전세가격도 4억8000만원에서 5억6000만원으로 16.7% 뛰었다.

보증금 규모가 커질수록 계약 종료 때 돈을 제때 돌려받지 못하는 데 따른 부담도 커진다. 계약 갱신 여부와 보증금 인상 폭을 두고 임대인과 임차인이 맞서는 경우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황희 의원은 "분쟁조정 제도의 성과는 국민이 겪는 갈등을 실질적으로 해소하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토교통부와 한국부동산원에 신속한 권리 구제가 가능하도록 제도를 개선하라고 요구했다.

조정 신청 전 알아둘 점

임대차분쟁조정은 임차인과 임대인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다룰 수 있는 사안은 보증금·차임 증감, 임대차 기간, 보증금이나 주택·건물 반환, 유지·수선 의무, 권리금, 계약 갱신·종료 등이다. 재경일보 보도에 따르면 처리 기간은 통상 신청일로부터 60일 이내이며, 위원회 의결을 거쳐 30일 범위에서 늘릴 수 있다.

각하 비율이 높은 만큼 신청 전 확인할 점도 있다. 같은 사안으로 이미 소송을 냈다면 조정이 각하될 수 있으므로, 소송과 조정 가운데 어느 쪽을 먼저 밟을지 정해야 한다. 상대방이 응하지 않으면 절차가 멈출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신청할 때는 임대차계약서와 함께 내용증명, 문자메시지, 하자 사진, 수리 견적서처럼 주장을 뒷받침할 자료를 미리 정리해 두는 것이 좋다. 조정이 성립하지 않으면 조정 결과에 구속력이 없어, 보증금 반환 등을 다투려면 지급명령이나 민사소송 같은 다른 절차를 밟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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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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