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분쟁조정 1404건 1년 넘게 '대기'…법정 30일 무색, 사업자 거부 불성립도 늘어
국회 정무위원회 박성훈 의원이 9일 공개한 한국소비자원 자료에 따르면 2026년 8월 말 기준 미처리 소비자분쟁조정 사건은 1만1114건이며, 이 가운데 1404건은 신청 후 1년을 넘겼다. 피해구제 접수는 2021년 4만2844건에서 2025년 6만2996건으로 늘었고, 사업자 거부로 조정이 불성립되는 사건도 증가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소비자분쟁조정 사건 가운데 1년 넘게 결론이 나지 않은 사건이 1404건에 이른다는 자료가 9일 공개됐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소비자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6년 8월 말 기준 미처리 분쟁조정 사건은 1만1114건이다. 소비자기본법이 분쟁조정을 신청일부터 30일 안에 마치도록 정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반년 넘게 기다리는 사건이 절반을 넘는다.
미처리 1만1114건, 63%가 반년 넘게 대기
박 의원실 자료를 보면 미처리 사건 1만1114건 가운데 신청 후 181~365일이 지난 사건이 5581건으로 가장 많았다. 365일을 넘긴 사건도 1404건으로, 두 구간을 합친 180일 초과 사건은 6985건이다. 반면 법정 기간 안인 1~30일 구간에 있는 사건은 530건에 그쳤다.
| 신청 후 경과 기간 | 미처리 사건 |
|---|---|
| 1~30일 | 530 |
| 31~90일 | 1,505 |
| 91~180일 | 2,094 |
| 181~365일 | 5,581 |
| 365일 초과 | 1,404 |
| 합계 | 11,114 |
결론이 난 사건도 처리 기간이 길어지고 있다. 같은 자료에서 신청부터 결정까지 366일 이상 걸린 사건은 2022~2024년에는 한 건도 없었으나 2025년 1071건이 나왔고, 2026년에는 8월까지 이미 2670건으로 지난해 연간 규모를 넘어섰다.
앞서 같은 상임위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이 공개한 한국소비자원 자료에서도 분쟁조정 평균 처리 기간은 2021년 108.7일에서 2026년 8월 기준 189.1일로 늘었다. 30일 안에 처리된 사건 비율은 2024년 22.8%, 2025년 15.7%에서 2026년 8월 8.6%로 떨어졌다고 경북일보와 뉴스1이 지난달 보도했다.
1단계 '피해구제' 접수도 5년 새 47% 늘어
분쟁조정은 소비자원 피해구제 단계에서 소비자와 사업자가 합의하지 못했을 때 넘어가는 다음 절차다. 앞단의 피해구제 접수부터 크게 늘었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공개한 한국소비자원 자료에 따르면 피해구제 접수는 2021년 4만2844건에서 2025년 6만2996건으로 2만152건(47.0%) 증가했다.

특히 2024년 접수가 전년보다 9180건(19.1%) 늘어 증가 폭이 가장 컸다. 스트레이트뉴스는 박민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자료를 전하며 2024년 티몬·위메프 사태와 해외여행·AI 서비스·OTT 구독 관련 분쟁 증가를 그 배경으로 꼽았다.
일손은 오히려 줄었다. 같은 자료에서 피해구제 전담 인력은 2021년 89명에서 2025년 87명이 됐고, 1인당 연간 처리 건수는 481건에서 724건으로 50.5% 늘었다. 소비자원은 2026년 3월부터 접수 대기제를 도입했는데, 대기 건수는 3월 2374건에서 9월 8513건으로, 1인당 평균 대기 기간은 3.4일에서 31.3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기다려도 사업자가 거부하면 '불성립'
오래 기다린 끝에 조정 결정이 나와도 사업자가 받아들이지 않으면 효력이 없다. 박성훈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조정 불성립 사건은 2022년 854건에서 2025년 1175건으로 늘었고, 2026년에는 8월까지 993건이었다. 2026년 불성립 993건 가운데 931건(약 93.8%)이 사업자가 조정안을 거부한 경우였다.
| 연도 | 불성립 전체 | 사업자 거부 |
|---|---|---|
| 2022 | 854 | 791 |
| 2023 | 914 | 821 |
| 2024 | 1,067 | 987 |
| 2025 | 1,175 | 1,096 |
| 2026(1~8월) | 993 | 931 |
뉴스1은 2025년 불성립 1175건 가운데 사업자별로는 네이버가 154건으로 가장 많았다고 보도했다. 피해구제 단계의 합의율도 2021년 50.4%에서 2025년 55.5%로 소폭 오르는 데 그쳤다. 품목별로는 세탁서비스(72.5%)·의류(72.2%) 합의율이 높았지만 보험(39.4%)·법률·행정서비스(37.0%)처럼 약관 해석과 책임 소재를 다투는 분야는 낮았다고 시장경제신문이 민병덕 의원실 자료를 인용해 전했다.
소비자가 지금 할 수 있는 것
처리 지연이 이어지는 만큼 소비자는 사업자와 직접 교섭하는 단계부터 기록을 꼼꼼히 남기는 것이 좋다. 계약서·영수증·주고받은 메시지·하자 사진을 모아 두면 피해구제 신청 이후 사실관계 확인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사업자가 조정안을 거부해 불성립되면 소송 등 다른 절차를 밟아야 하므로, 청구 금액과 시효도 미리 따져 보는 편이 낫다.
박성훈 의원은 소비자가 1년 넘게 기다리고도 사업자가 조정을 거부하면 제도 취지가 무색해진다며 적체 원인을 전면 점검하고 처리 기간을 줄일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앞서 박민규 의원은 인력 확충과 함께 유사 사건 분류·과거 조정 사례 검색에 AI를 활용하자고 제안했다. 소비자원 인건비는 2027년 정부 예산안에 반영됐지만, 접수 대기제는 적어도 2027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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