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기름·포일 감자 상온에 두면 보툴리눔 독소 위험…'4일·60도·4도' 보관 기준
집에서 만든 마늘 향미유나 포일에 싼 구운 감자처럼 흔한 음식도 보관 온도를 놓치면 보툴리눔 독소가 생길 수 있다. 미국 CDC는 향미유는 냉장 보관 후 4일이 지나면 버리고, 포일 감자는 섭씨 60도 이상으로 보온하거나 포일을 풀어 약 4도 이하로 냉장하라고 권고한다.
집에서 만든 마늘 향미유나 포일에 싼 채 식힌 구운 감자처럼 흔한 음식도 보관 온도를 놓치면 보툴리눔 독소가 생길 수 있다. 9일 구글 트렌드에서 '독소' 검색량이 급상승한 가운데,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이런 음식의 보관 기준을 '4일·60도·4도'라는 구체적인 숫자로 안내하고 있다.

산소 막힌 음식 속에서 자라는 균
보툴리눔독소증은 클로스트리디움 보툴리눔균이 만든 독소 때문에 생기는 급성 신경마비 질환이다. 이 균의 포자는 흙 등 자연에 흔하지만, 산소가 차단되고 산성도가 낮은 음식 안에서 적절하지 않은 온도로 보관될 때 증식하며 독소를 만든다. 기름에 잠긴 마늘, 포일로 감싼 감자, 밀봉된 통조림이 대표적인 환경이다.
문제는 독소가 생겨도 색이나 냄새, 맛으로 알아채기 어렵다는 점이다. 서울아산병원 질환백과는 증상으로 복시와 시야 흐림, 눈꺼풀 처짐, 발음·삼킴 곤란을 들고, 열 없이 의식이 맑은 상태에서 마비가 몸 아래쪽으로 퍼지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한다. 호흡근까지 마비되면 호흡부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음식별 보관 기준
CDC 예방 지침은 가정에서 만든 마늘·허브 향미유는 냉장 보관하고 4일이 지나면 버리라고 권고한다. 포일에 싼 구운 감자는 먹기 전까지 화씨 140도(섭씨 60도) 이상으로 따뜻하게 두거나, 포일을 느슨하게 풀어 공기가 통하게 한 뒤 화씨 40도(섭씨 약 4도) 이하로 냉장해야 한다.
| 음식 | 권고 내용 | 출처 |
|---|---|---|
| 집에서 만든 마늘·허브 향미유 | 냉장 보관, 4일 지나면 폐기 | 미국 CDC |
| 포일에 싼 구운 감자 | 60도 이상 보온, 또는 포일을 풀고 약 4도 이하 냉장 | 미국 CDC |
| 개봉한 통조림·절임 식품 | 개봉 후 냉장 보관 | 미국 CDC |
| 가정에서 만든 저산성 병조림 | 압력 조리 방식으로만 제조, 먹기 전 10분 끓이기 | 미국 CDC |
| 통조림 식품 | 최소 10분 이상 가열 후 섭취, 부풀어 오른 통조림은 폐기 | 서울아산병원 질환백과 |
CDC는 채소·고기·생선 같은 저산성 식품을 집에서 병조림할 때는 압력 조리 방식만 권장하며, 안전하게 만들었는지 확신할 수 없는 저장 음식은 먹지 말라고 당부한다. 서울아산병원 질환백과도 식품을 충분히 가열해 조리한 뒤 보관하고, 부풀어 오른 통조림은 버리라고 안내한다.
감자 딥·나초 치즈에서 실제 집단 발병
보관 온도를 놓친 평범한 음식이 집단 발병으로 이어진 사례는 해외 보고에서 확인된다. 1994년 4월 미국 텍사스주 엘패소의 한 식당에서는 30명이 보툴리눔독소증에 걸려 4명이 인공호흡기 치료를 받았다. 당시 역학조사 결과 감자 딥을 먹은 22명 가운데 19명(86%)이 발병했고, 포일에 싼 구운 감자를 며칠간 상온에 둔 것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검출된 독소는 A형이었다.
2017년에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 카운티의 한 주유소 매장에서 판매한 나초 치즈 소스와 관련해 10명이 발병하고 1명이 숨졌다. 캘리포니아주 보건부는 그해 5월 22일 이 소스에서 환자와 같은 유형의 독소가 확인됐고, 5월 5일 판매가 중단됐다고 밝혔다.
| 유형 | 확진 환자(명) |
|---|---|
| 영아형 | 141 |
| 식품 매개형 | 19 |
| 상처형 | 19 |
| 기타 | 3 |
| 합계 | 182 |
CDC의 2017년 감시 요약에 따르면 그해 미국의 실험실 확진 환자는 182명이었고, 이 가운데 식품 매개형은 19명, 식품 매개형 사망자는 3명이었다. 전체 확진 환자의 약 77%는 영아형이었다.
국내도 2019년 영아 환자 확인
국내에서도 환자가 확인된 적이 있다. 2019년 6월 질병관리본부(현 질병관리청)는 전북 전주에 사는 생후 4개월 영아의 대변 검체에서 보툴리눔 독소를 확인하고 역학조사관을 현장에 보내 감염 경로를 조사했다. 당시 보건당국은 보유 중인 항독소 치료제를 의료기관에 지원했다.
보툴리눔독소증은 조기에 항독소를 투여하는 것이 치료의 핵심으로 알려져 있다. 남은 음식을 먹은 뒤 눈꺼풀이 처지거나 사물이 두 개로 보이고 말하기·삼키기가 어려워지면 지체하지 말고 의료기관을 찾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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