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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가 안 낸 국민연금에 13만명 '10년 문턱' 못 넘어…5만7천명은 단 한 달 부족

월급에서 국민연금 보험료를 떼이고도 회사 체납으로 가입기간을 온전히 인정받지 못한 가입자가 150만3427명에 이르고, 이 가운데 13만4616명은 체납 기간만 인정받으면 노령연금 최소 가입기간 10년을 채울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병훈 의원이 12일 공개한 국민연금공단 자료(2026년 9월 기준)로, 119개월에 멈춘 가입자도 5만6883명이다.

월급에서 국민연금 보험료가 빠져나갔는데도 회사가 이를 공단에 내지 않아 가입기간을 온전히 인정받지 못한 근로자가 150만 명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2일 공개한 국민연금공단 자료(2026년 9월 기준)에 따르면, 이들 가운데 13만4616명은 체납 기간만 인정받으면 노령연금을 받을 수 있는 최소 가입기간 10년을 채울 수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인정 가입기간이 119개월, 즉 한 달만 더 있으면 연금 수급 자격이 생기는 사람이 5만6883명에 달했다. 회사 체납이 근로자 개인의 노후 소득에 직접 영향을 주는 구조라는 점에서 제도 개선 요구가 다시 나오고 있다.

150만 명이 평균 7개월씩 '빈칸'

공단 자료를 보면 사업장 체납으로 가입기간 일부를 인정받지 못한 이력이 있는 가입자는 150만3427명이다. 1인당 미납 기간은 평균 약 7개월이다. 미납 기간별로는 1~5개월이 95만4524명으로 전체의 63.5%를 차지했고, 6~11개월 32만3266명, 12~23개월 15만7833명, 24개월 이상도 6만7804명이었다.

사업장 체납으로 가입기간을 인정받지 못한 가입자의 미납 기간별 분포(2026년 9월 기준, 자료: 국민연금공단·소병훈 의원실)
미납 기간가입자 수비중
1~5개월95만4524명63.5%
6~11개월32만3266명21.5%
12~23개월15만7833명10.5%
24개월 이상6만7804명4.5%
합계150만3427명100%
사업장 체납 가입자 미납 기간별 분포(2026년 9월 기준, 단위: 명, 자료: 국민연금공단)
사업장 체납 가입자 미납 기간별 분포(2026년 9월 기준, 단위: 명, 자료: 국민연금공단)

노령연금은 가입기간이 최소 10년(120개월)이어야 매달 받을 수 있다. 체납 기간을 더하면 이 요건을 채우는 13만4616명 가운데 60세 이상은 2만982명으로, 이미 연금 수령 연령대에 들어섰거나 가까운 사람들이다. 119개월 가입자 5만6883명은 13만4616명의 42.3%에 해당한다.

연금 대신 일시금 받은 2823명도

요건을 채우지 못해 연금 대신 그동안 낸 보험료를 한꺼번에 돌려받는 '반환일시금'을 택한 사례에서도 체납의 흔적이 확인됐다. 공단 자료에 따르면 2023년부터 2026년 6월까지 반환일시금 수령자 가운데 체납 기간을 더했다면 10년을 채울 수 있었던 사람은 2823명이었다. 이들의 체납 기간을 모두 합치면 7만4947개월로, 1인당 평균 약 26.5개월이다.

세계일보 보도에 따르면 반환일시금을 이미 받은 사람은 60세 이후 보험료를 더 내 가입기간을 늘리는 임의계속가입 대상에서도 빠지는 만큼, 일시금을 청구하기 전에 회사 체납 이력부터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왜 근로자가 손해를 보나…'절반만 인정' 구조

직장에 다니는 사업장가입자의 국민연금 보험료는 사업주와 근로자가 절반씩 부담한다. 사업주가 근로자 몫을 월급에서 미리 떼어 자기 부담분과 합쳐 내는 방식이어서, 법적 납부 의무는 사업주에게 있다. 문제는 사업주가 이 돈을 내지 않았을 때다.

현행 제도에서는 사업주가 체납한 기간에 대해 근로자가 자기 몫(기여금)만 직접 내면 그 기간의 절반만 가입기간으로 인정된다. 기간을 모두 인정받으려면 이미 월급에서 떼인 자기 몫에 더해 사업주 부담분까지 직접 내야 한다. 같은 달의 보험료를 사실상 두 번 내는 셈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건강보험과의 차이도 거론된다. 세계일보에 따르면 국민건강보험법 제53조는 가입자 본인에게 책임이 있는 체납에 한해 급여를 제한하도록 하고 있어, 회사 체납이 근로자 수급권 공백으로 바로 이어지는 국민연금과 대비된다.

개별납부 제도 있지만 이용은 '1% 미만'

근로자가 체납된 보험료를 직접 내는 '개별납부' 제도는 이미 있다. 지디넷코리아가 2022년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근로자 몫(기여금) 개별납부는 1999년부터 가능했고, 2021년 12월부터는 근로자가 원하면 사업주 부담분까지 낼 수 있게 됐다. 근로자가 낸 뒤 사업주가 체납액을 납부하면 중복된 보험료는 돌려받는다.

2021년 국민연금법 시행령 개정으로 납부기한이 10년 넘게 지난 체납분도 이자를 붙여 낼 수 있게 됐다. 다만 당시 데일리안 보도에 따르면 노동계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사업주 책임을 근로자에게 떠넘긴다는 비판이 나왔다. 형편이 어려운 회사에 다니는 근로자일수록 밀린 보험료를 한꺼번에 낼 여력이 부족하다는 점도 한계로 꼽힌다.

실제 이용률도 낮다. 같은 자료에서 체납 사실을 통지받은 근로자는 2018년 96만9066명, 2019년 90만7163명, 2020년 88만5101명, 2021년 80만6135명이었지만, 개별납부를 한 근로자는 2018년 255명, 2020년 3377명, 2021년 1934명 등 매년 통지 대상의 1%에도 못 미쳤다.

국민연금 체납 통지 근로자와 개별납부 근로자 수(자료: 국민건강보험공단, 2022년 최연숙 당시 의원실 제출)
연도체납 통지 근로자개별납부 근로자
2018년96만9066명255명
2019년90만7163명376명
2020년88만5101명3377명
2021년80만6135명1934명

공단 "재정·형평성 고려"…명단 공개 기준 완화 검토

국민연금공단은 소 의원실에 낸 서면 답변에서 월급에서 보험료를 떼이고도 가입기간을 인정받지 못한 근로자를 구제할 필요성에는 공감한다고 밝혔다. 다만 보험료가 들어오지 않은 기간을 먼저 인정하면 기금 재정에 부담이 되고, 성실하게 보험료를 낸 가입자와의 형평성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입장이다.

공단이 제시한 대책은 고액·상습 체납 사업주 명단 공개 기준을 '체납 1년 이상·2000만원 이상'에서 '1000만원 이상'으로 낮추는 방안이다. 이를 두고 체납 사업주 압박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이미 생긴 근로자의 가입기간 공백을 직접 메워 주지는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 의원은 "국민연금 보험료를 낼 법적 의무는 사업주에게 있는데" 근로자가 노후 연금까지 잃을 위험을 떠안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근로자의 가입기간을 우선 인정하고 체납 사업주에게 책임을 묻는 방식의 구제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내 연금 '빈칸', 이렇게 확인하고 메운다

회사가 보험료를 체납하면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근로자에게 체납 사실을 알린다. 세계일보에 따르면 2021년 제도 개선으로 문자메시지나 이메일로도 체납 사실을 통지받을 수 있게 됐다. 통지를 받았거나 이직·퇴직을 앞두고 있다면 국민연금공단 누리집이나 모바일 앱에서 가입내역을 조회해 인정되지 않은 기간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빈 기간이 확인되면 근로자 몫만 내 절반을 인정받거나, 사업주 부담분까지 내 기간 전체를 되살리는 방법 가운데 고를 수 있다. 나중에 회사가 밀린 보험료를 내면 중복분은 돌려받는다. 60세가 됐는데도 가입기간이 10년에 못 미친다면 국민연금법 제13조에 따라 65세까지 임의계속가입을 신청해 부족한 기간을 채울 수 있다.

가입기간이 10년 문턱에 걸린 사람이라면 반환일시금을 청구하기 전에 회사 체납 이력이 있는지, 개별납부나 임의계속가입으로 기간을 채울 수 있는지부터 따져 보는 것이 안전하다. 개별납부 방법과 납부액은 국민건강보험공단, 가입내역과 연금 수급 요건은 국민연금공단 고객센터(국번 없이 1355)에서 안내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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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정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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