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복지주택, 건강 나빠져도 계속 산다…복지부 시행규칙 개정안 11월 23일까지 입법예고
보건복지부가 노인복지주택 입소 후 건강이 나빠져도 장기요양 재가서비스 등으로 독립생활이 가능하면 계속 거주할 수 있도록 하는 노인복지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10월 13일부터 11월 23일까지 입법예고한다. 입소자 과반수 동의로 입소자대표회의를 구성하고, 위탁운영자 선정·변경 신고를 의무화하는 내용도 담겼다.
보건복지부가 노인복지주택에 들어간 뒤 건강이 나빠진 입소자도 장기요양 재가서비스 등을 받으며 계속 살 수 있도록 거주 요건을 완화한다. 복지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노인복지법 시행규칙' 일부개정령안을 10월 13일부터 11월 23일까지 입법예고한다고 12일 밝혔다. 개정안에는 입소자 과반수 동의로 '입소자대표회의'를 꾸릴 수 있게 하고, 위탁운영 관리를 강화하는 내용도 함께 담겼다.

'혼자 밥 지을 수 있어야' 하던 입소 요건, 무엇이 바뀌나
노인복지주택은 노인복지법상 노인주거복지시설의 하나로, 흔히 '실버타운'으로 불리는 주거 시설이다. 현행 규정은 입소 자격을 단독취사 등 독립된 주거생활에 지장이 없는 60세 이상으로 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입소 후 나이가 들어 건강이 나빠지면 계속 거주할 수 있는지가 불분명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개정안은 입소 뒤 건강 상태가 바뀌더라도 장기요양보험 재가급여 같은 공적 돌봄 서비스를 받아 독립생활을 이어갈 수 있다면 계속 거주할 수 있도록 했다. 재가급여는 방문요양·방문목욕·방문간호처럼 집으로 찾아오는 장기요양 서비스를 말한다. 아시아경제는 복지부가 이를 살던 곳에서 돌봄을 받는 '통합돌봄' 취지를 노인복지주택에 적용한 것으로 설명했다고 전했다.
| 구분 | 현행 | 개정안 |
|---|---|---|
| 거주 요건 | 독립 주거생활(단독취사 등)에 지장 없는 60세 이상 | 입소 후 건강이 나빠져도 장기요양 재가서비스 등으로 독립생활이 가능하면 계속 거주 |
| 입소자 참여 | 사회복지시설로 분류돼 입소자 의견 반영 통로 부족 | 입소자 과반수 동의로 입소자대표회의 구성 |
| 위탁운영 | 위탁운영자 관리 근거 미비 | 설치·운영자 준수사항 신설, 위탁운영자 선정·변경 시 지자체 신고 |
| 운영 공백 | 설치·운영자 사망·법인 해산 시 정상화 근거 없음 | 입소자대표회의가 위탁운영자 선정·변경 등 제한적으로 대행 |
입소자대표회의 신설…운영자 공백 때 '제한적 대행'
노인복지주택은 입소자에게 사실상 평생 거주지 역할을 하지만, 현행법상 사회복지시설로 분류돼 입소자가 운영에 의견을 내기 어려운 구조였다. 개정안은 입소자 과반수의 동의로 입소자대표회의를 구성·운영할 수 있게 해 시설 운영에 의견을 내는 공식 창구를 만들었다. 아파트의 입주자대표회의와 비슷한 역할을 노인복지주택에도 두는 셈이다.
설치·운영자가 사망하거나 법인이 해산해 운영이 멈추는 경우에 대비한 장치도 생긴다. 이런 상황에서는 입소자대표회의가 위탁운영자를 고르거나 바꾸는 등 일부 결정을 제한적으로 대신할 수 있다. 지금까지는 운영 주체가 사라져도 시설을 정상화할 법적 근거가 없었다.
위탁운영자 관리도 강화
설치자가 직접 운영하지 않고 다른 업체에 운영을 맡기는 위탁운영의 경우, 위탁운영자가 계약상 의무를 지키지 않아도 이를 관리할 조항이 없었다. 개정안은 설치·운영자의 준수사항을 새로 정하고, 위탁운영자에게 시정을 요구하도록 했다.
또 입소자 복지에 영향을 주는 위탁운영자의 선정·변경이 있으면 설치자가 이를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신고하도록 의무화했다. 입소자 입장에서는 운영 주체가 바뀌는 과정이 행정기관에 공식적으로 기록되는 효과가 있다.
시설 47곳·1만1090세대…고령자 주거 비중은 일본·미국에 못 미쳐
복지부 발표 내용을 전한 보도들에 따르면 2025년 12월 기준 전국 노인복지주택은 47개소, 총 1만1090세대 규모다. 단순 계산하면 시설 한 곳당 평균 약 236세대다. 2023년 기준 65세 이상 인구 대비 주거와 돌봄을 함께 제공하는 고령자 주거 비중은 한국이 0.12%로, 일본 2.0%와 미국 4.8%에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 국가 | 비중 |
|---|---|
| 한국 | 0.12% |
| 일본 | 2.0% |
| 미국 | 4.8% |

고령화 속도를 감안하면 수요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2024년 12월 23일 기준 65세 이상 주민등록 인구는 1024만4550명으로 전체의 20.0%를 차지해 유엔 기준 초고령사회에 들어섰다. 2018년 고령사회(14% 이상)에 진입한 지 7년 만이다.
분양형 폐지 이후 이어진 제도 논의
노인복지주택 제도는 그동안 공급 확대와 입소자 보호 사이에서 여러 차례 손질됐다. 2015년 노인복지법 개정으로 분양형 노인복지주택이 폐지돼 이후로는 임대형만 운영되고 있다. 당시 자격이 없는 사람에게 분양·전매하거나 자녀 거주용으로 분양받는 등 편법 사례가 많았던 것이 폐지 이유로 꼽혔다.
정부는 2024년 3월 민생토론회에서 인구감소지역 89곳에 분양형을 다시 허용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올해 4월에는 국토교통부가 노인복지주택을 주택법상 '주택' 유형으로 분류해 사업비 대출보증과 임대보증금 보호를 받을 수 있게 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이번 개정안은 공급보다는 이미 살고 있는 입소자의 거주 안정과 권익 보호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이 다르다.
퇴원 노인 '중간집'·독거노인 지원센터 근거도
개정안에는 노인복지주택 외 내용도 포함됐다. 병원에서 퇴원한 노인이 곧바로 집으로 돌아가기 어려울 때 지역사회 복귀를 돕는 단기 주거지원서비스, 이른바 '중간집' 제공 근거가 마련된다. 다만 이용 기간이나 대상 등 세부 기준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폭염·한파 같은 재난에 취약한 홀몸노인 보호를 위해 지역 독거노인종합지원센터의 설치 근거를 두고, 센터장 자격 요건도 완화한다. 복지부는 재난 상황에서 독거노인 지원 전달체계를 개편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의견 제출은 11월 23일까지
개정안에 의견이 있는 국민이나 단체는 11월 23일까지 국민참여입법센터를 통해 온라인으로 내거나 보건복지부 노인정책과에 제출할 수 있다. 복지부는 입법예고 기간 수렴한 의견을 검토해 개정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현재 노인복지주택에 살고 있거나 입소를 고려하는 가족이라면 개정안의 '계속 거주' 요건이 실제 계약서와 시설 운영규정에 어떻게 반영되는지 확인해 두는 것이 좋다. 장기요양 재가급여를 받으려면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장기요양인정을 신청해 등급을 받아야 한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