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직구 위해제품 2년 8개월간 6439건 차단…이름 바꿔 다시 파는 '재유통' 급증
해외 온라인 플랫폼에서 위해성이 확인돼 국내 유통이 차단된 제품이 2024년부터 올해 8월까지 6439건으로 집계됐다. 차단된 제품이 상품명·계정을 바꿔 다시 팔리다 적발된 사례는 올해 1~8월 796건으로 이미 지난해(742건)를 넘었다. 구매 전 소비자24·제품안전정보포털 확인이 필요하다.
해외 온라인 플랫폼에서 팔리다 위해성이 확인돼 국내 유통이 차단된 제품이 2024년부터 올해 8월까지 6439건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성훈 의원(국민의힘)은 12일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같은 날 한국경제 보도에 따르면 한 번 차단된 제품이 상품명이나 판매 계정을 바꿔 다시 팔리다 적발된 사례도 올해 들어 지난해 연간 규모를 넘어섰다.
저렴한 가격에 해외 직구를 이용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정부가 차단 조치를 이어가고 있지만, 차단은 대부분 판매가 이뤄진 뒤에야 작동한다. 구매 전에 소비자가 직접 안전 정보를 확인하는 습관이 여전히 중요한 이유다.
2년 8개월 동안 6439건 차단…올해는 8월까지 1578건
공정위 자료를 보면 해외 플랫폼 판매 제품의 유통 차단 건수는 2024년 2687건, 2025년 2174건, 올해 1~8월 1578건이다. 지난해는 전년보다 513건(19.1%) 줄었지만, 올해 집계는 8월까지만 반영돼 있어 연말까지 더 늘어날 수 있다.
단순 계산으로 월평균을 비교하면 2024년 약 224건, 2025년 약 181건, 올해 1~8월 약 197건이다. 지난해보다 월평균 차단 건수가 다시 늘어난 셈이어서, 차단 건수가 꾸준히 줄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 연도 | 차단 건수 | 월평균(단순 계산) |
|---|---|---|
| 2024년 | 2687건 | 약 224건 |
| 2025년 | 2174건 | 약 181건 |
| 2026년 1~8월 | 1578건 | 약 197건 |
| 합계 | 6439건 | - |
공정위는 2020년부터 국가기술표준원, 식품의약품안전처, 한국소비자원 등 11개 관계기관이 참여하는 '해외 위해물품 실무협의체'를 운영하고 있다. 기관별로 확인한 위해 정보를 공유하고, 2024년부터는 위해성이 확인된 해외 플랫폼 판매 제품에 유통 차단 조치를 하고 있다.
이름 바꿔 다시 올리는 '재유통'…올해 이미 작년 넘어
더 큰 문제로 꼽히는 것은 차단된 제품이 다시 팔리는 재유통이다. 한국경제가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허성무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국가기술표준원과 한국제품안전관리원에서 받은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재유통 적발 건수는 2024년 83건에서 2025년 742건으로 약 8.9배 늘었다. 올해는 1~8월에만 796건이 적발돼 이미 지난해 연간 수치를 넘었다.
올해 적발된 796건을 품목별로 보면 전기용품이 481건으로 약 60%를 차지했고, 어린이 제품 187건, 생활용품 128건 순이었다. 같은 보도에 따르면 2024년부터 올해 8월까지 정부 안전성 조사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은 해외직구 제품은 397건으로 전해졌다.
| 연도 | 적발 건수 |
|---|---|
| 2024년 | 83건 |
| 2025년 | 742건 |
| 2026년 1~8월 | 796건 |
| 합계 | 1621건 |

재유통이 반복되는 이유는 추적의 어려움에 있다. 판매자가 계정이나 상품명을 바꾸거나 다른 플랫폼으로 옮겨 가면 같은 제품인지 확인하기 어렵다. 한국경제 보도에 따르면 현재 재판매 감시는 한국제품안전관리원이 소비자단체 모니터링단을 통해 수작업 위주로 하고 있으며, 해외직구만 전담하는 조직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발암물질 모자·아동 샌들 다시 판매대에

재유통 사례로는 어린이 제품이 대표적으로 거론된다. 한국경제 보도에 따르면 중국산 어린이용 햇빛가리개 모자는 정부 조사에서 폼알데하이드가 kg당 54mg 검출돼 기준치(kg당 20mg 이하)의 2.7배를 넘었지만, 이후 알리익스프레스에서 7900원대에 판매된 것으로 확인됐다. 위해 판정을 받은 아동용 샌들이 테무에서 약 6620원에 팔린 사례도 함께 지적됐다.
해외직구 어린이 제품의 유해물질 문제는 이전부터 반복돼 왔다. 서울시는 2024년 8월 해외 플랫폼 판매 제품 144건을 검사한 결과 11건이 국내 기준을 넘었다고 밝혔는데, 이 가운데 샌들에서는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기준(0.1%)의 최대 229배, 모자에서는 폼알데하이드가 기준의 최대 2배 검출됐다.
국가기술표준원도 올해 4월 해외직구 제품 431개를 조사해 85개를 부적합으로 판정하고 유통을 차단했다고 발표했다. 부적합률은 약 20%로, 국내 유통 제품 평균(5%)의 4배 수준이었다. 품목별로는 어린이 제품 202개 중 56개가 기준에 못 미쳤고, 조사한 어린이용 자전거 5개는 모두 부적합이었다.
자율협약 2년 넘었지만…"장바구니 담기 전 걸러야"
정부는 2024년 5월 13일 알리익스프레스, 테무와 '자율 제품안전 협약'을 맺었다. 두 플랫폼은 위해제품의 유통·판매를 막고 차단된 제품의 재유통을 방지하며, 정부가 소비자24에 공개한 위해제품 정보를 바탕으로 자체 모니터링을 하기로 했다. 한국소비자원과 공정위는 협약 이후 2024년 10월 말까지 두 플랫폼에서 1915건의 판매를 차단했다고 같은 해 11월 발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재유통 적발이 오히려 늘면서 사후 차단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성훈 의원은 반복적으로 위해제품을 파는 판매자와 제품 정보를 플랫폼끼리 공유하는 등 사전 예방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며 "사후약방문이 아니라 위해 제품이 소비자의 장바구니에 들어가기 전 걸러내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플랫폼 간 판매자·상품 정보 공유, 자동 탐지 시스템 고도화, 전담 감시 인력 충원 등이 대안으로 거론된다.
차단 이전에 이미 제품을 사서 쓰고 있는 소비자가 있을 수 있다는 점도 과제다. 해외 판매자와 제조사가 얽혀 있어 환불이나 교환, 피해 구제 절차가 복잡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직구 전 확인할 것…소비자24·제품안전정보포털
소비자가 당장 할 수 있는 일은 구매 전 정보 확인이다. 공정위가 운영하는 '소비자24'와 국가기술표준원의 '제품안전정보포털', 한국소비자원의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에서 안전성 조사 결과와 해외 리콜 정보를 찾아볼 수 있다. 국가기술표준원은 해외직구 제품은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만큼 구매 전 포털에서 위해제품 여부를 확인해 달라고 당부해 왔다.
특히 아이가 입에 넣거나 피부에 오래 닿는 어린이 의류·모자·신발·장난감, 화재와 감전 위험이 있는 전기용품은 상품명만 바꿔 다시 올라오는 경우가 있어 판매 페이지 사진과 사양을 공개된 위해제품 목록과 비교해 보는 것이 좋다. 11월 광군제·블랙프라이데이 등 해외 할인 행사를 앞둔 시기인 만큼, 가격만 보고 서둘러 결제하기보다 한 번 더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