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예술강사·체육지도자 노정협의체 출범…강사 3년 새 541명 줄어
문체부와 민주노총이 20일 학교예술강사·생활체육지도자 노정협의체를 출범시켰다. 예술강사는 2023년 5021명에서 올해 4480명으로 줄었고 연평균 수업 시수는 147시간에서 243시간으로 늘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20일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에서 '학교예술강사·생활체육지도자 노정협의체'를 출범시켰다. 김영수 문체부 제1차관과 이양수 민주노총 부위원장 등 20여 명이 참석해 운영 방향과 근로 환경 개선 과제를 논의했다. 학교 예술교육 현장에서는 강사 수가 줄고 수업 부담은 늘어난 상태여서, 협의체가 어디까지 답을 내놓을지가 관심이다.

노정협의체, 무엇을 논의하나
이날 협의체가 내건 의제는 세 가지다. 학교예술강사의 처우와 근로 조건 개선, 생활체육지도자의 합리적 보상 체계 구축, 문화예술교육·체육 현장 인력을 지원하기 위한 예산 확보다. 문체부는 현장 의견을 들어 개선 방안을 단계적으로 마련하겠다는 방향만 밝혔고, 구체적인 일정이나 예산 규모는 발표하지 않았다.
협의체가 꾸려진 배경으로는 3월 10일 시행된 개정 노동조합법이 거론된다. 개정법은 근로계약의 직접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근로조건을 실질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으면 그 범위에서 사용자로 보도록 한다. 노동계는 정부 사업으로 운영되는 두 직군의 처우를 정부와 직접 협의할 통로가 필요하다고 요구해 왔다.
민주노총은 지난 8월 10일 기자회견에서 문체부가 '모범사용자'로서 노정협의체를 꾸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고용노동부, 보건복지부 등은 이미 노동계와 정례 협의를 하고 있다는 점도 근거로 들었다. 김영수 차관은 출범식에서 "현장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노동자의 처우를 실질적으로 개선할 수 있도록 노동계와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협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강사는 줄고 수업은 늘었다
학교예술강사 지원사업은 2000년 시작돼 20년 넘게 이어져 온 사업이다. 정부 자료로는 현장 변화가 숫자로 확인된다.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9월 17일 공개한 문체부 자료에 따르면 예술강사는 2023년 5021명에서 올해 4480명으로 541명, 10.8% 줄었다.
같은 자료에서 사업에 참여하는 학교는 지난해보다 966곳 늘어난 8703곳(12.5% 증가)이었고, 참여 학생은 약 21만5000명 늘어난 약 199만 명(12.1% 증가)이었다. 강사 한 명이 맡는 학교는 평균 1.7곳에서 1.9곳으로, 연평균 수업 시수는 147시간에서 243시간으로 65.3% 늘었다. 강사는 줄었는데 맡는 일은 오히려 커진 셈이다.
| 구분 | 2023년 | 2024년 | 2025년 | 2026년 |
|---|---|---|---|---|
| 예술강사 수(명) | 5,021 | 4,805 | 4,613 | 4,480 |
| 선발 후 학교 계약 못 한 강사 비율 | 3.4% | 3.9% | 13.5%(624명) | 6.4%(288명) |
학교와 계약하지 못한 강사의 비중도 눈에 띈다. 선발됐지만 학교와 계약을 맺지 못한 강사 비율은 2022년 3.3%, 2023년 3.4%, 2024년 3.9%였다가 지난해 13.5%(624명)로 뛰었다. 올해는 6.4%(288명)로 내려왔지만 예년보다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예산 삭감과 복원, 엇갈리는 셈법
현장 불안의 뿌리에는 국비 삭감이 있다. 머니투데이와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2025년 예산은 2023년보다 86% 줄었다. 다만 국정감사 자료를 인용한 교육 전문매체 보도에서는 2023년 574억 원에서 2025년 130억 원으로 77.3% 줄었다고 해, 집계 범위에 따라 감소 폭이 다르게 제시되고 있다.
올해 들어서는 복원 움직임이 있었다. 보도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1월 예술강사 인건비 원상복구를 지시했고, 5월에는 특별교부금 185억 원이 집행됐다. 그러나 노조 측은 문체부가 올해 책정한 165억 원이 운영비일 뿐 강사료 국비는 여전히 0원이라고 주장한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성석주 예술강사분과 전국분과장은 공약이 있었지만 임기 1년이 지나도 달라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지역 사정도 비슷하다. 매일신문에 따르면 대구시교육청은 2023년 11억6110만 원이던 대구 배정 국고가 2025년 4억7967만 원으로 줄었고, 올해는 추가경정예산에서 특별교부금 7억5350만 원을 편성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지방교육재정만으로 사업비를 더 투입하기는 어렵다며 국비를 다시 맞춰 달라고 요구했다.
시급 4만3000원, 올리지 못한 단가
처우를 둘러싼 쟁점은 단가와 계약 구조다. 머니투데이와 경향신문은 학교예술강사의 시간당 강사료가 4만3000원이라고 전한다. 동결 기간은 보도마다 다르게 적혀 있어 정확한 기산 시점은 확인이 필요하지만, 장기간 오르지 않았다는 점은 노동계와 언론 보도가 일치한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노조는 강사들이 주 15시간 미만, 월 60시간 미만의 단시간 노동을 하며 매년 3~12월 최대 10개월짜리 단기계약을 맺는다고 설명한다. 민주노총은 8월 기자회견에서 초단기 계약과 시수 제한 폐지, 예산 복원·확대를 요구했다. 노조 측은 강사 1인당 평균 월 소득이 2023년 119만 원에서 2025년 58만 원으로 줄었다고 주장하는데, 이는 노조가 제시한 수치로 독립적으로 검증된 것은 아니다.
8월에는 강사들이 청와대 앞에서 무기한 단식에 들어갔고,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일주일째 되는 날 현장을 찾아 개선을 약속하자 단식이 마무리됐다고 머니투데이는 전했다. 이번 협의체 출범은 8월 이후 정부와 노동계가 다시 마주 앉은 자리다.
생활체육지도자는 어떤 상황인가
협의체의 다른 한 축인 생활체육지도자도 사정이 간단치 않다. 민주노총 기자회견에서 공공연대노조 김학균 사무처장은 정원이 2800명이지만 현재 인원은 약 2500명이며 매년 400명가량이 현장을 떠난다고 말했다. 이들은 장기근속수당과 호봉제를 요구하고 있다.
김 사무처장은 장기근속수당 예산이 지난해 국회 상임위원회는 통과했지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막혔고, 올해는 기획재정부 단계에서 멈춰 있다고 설명했다. 정원 대비 결원과 연간 이탈 규모는 노조 측 발언에 근거한 수치다.
독자가 알아둘 점과 남은 과제
학교예술강사는 8개 분야 예술교육을 맡아 학생들이 학교에서 예술 수업을 접하는 기회와 직결된다. 노조는 처우 문제가 풀리지 않으면 숙련 강사가 이탈해 수업이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한다. 또 대구시교육청 관계자처럼 국비와 지방교육재정을 1대1로 맞추는 협약 구조를 되살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어, 국비와 시·도교육청의 분담을 어떻게 정리할지가 남은 과제다.
이번 협의체는 문체부가 노동계와 공식 협의 틀을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다만 출범식에서 일정과 예산 규모가 제시되지 않았기 때문에, 내년도 예산안 심의 과정에서 강사료 국비 지원이 어떻게 반영될지가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협의 결과는 문체부와 노동계의 후속 발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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