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웹툰 예산안 327억…창작연습소 4곳 신설·작가 산재보험 전액 지원
문화체육관광부가 2027년 만화·웹툰 정부 예산안으로 327억 원을 편성했다. 최휘영 장관은 14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웹툰 분과 제4차 회의를 열고 웹툰캠퍼스 미수혜 지역 창작연습소 4곳 신설, 번역·IP 제작 지원 확대, 프리랜서 예술인 산재보험료 전액 지원 등을 업계와 논의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2027년 만화·웹툰 분야 정부 예산안으로 327억 원을 편성했다. 최휘영 장관은 14일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문화예술정책자문위원회 웹툰 분과 제4차 회의를 주재하고 이 예산안과 업계 현안을 위원들과 논의했다. 웹툰캠퍼스 지원을 받지 못한 지역 4곳에 창작공간을 새로 만들고, 프리랜서 창작자의 산재보험료를 전액 지원하는 방안이 핵심이다.

총액은 4.6% 줄었지만 사업비는 6% 늘어
문체부 설명에 따르면 327억 원은 올해보다 총액 기준으로 4.6% 적다. 지역 시설을 짓는 사업이 마무리되면서 건립비가 빠졌기 때문이다. 시설 건립 예산을 뺀 산업 지원 예산만 보면 오히려 약 6% 늘었다고 문체부는 밝혔다.
이 예산안은 아직 확정된 금액이 아니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안으로, 국회 상임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사를 거쳐 최종 규모가 정해진다. 최 장관도 회의에서 업계가 요구한 일부 사업이 국회 심의 과정에서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로 답했다.
문체부 전체 예산안과 비교하면 웹툰 예산의 위치가 드러난다. 문체부가 9월 초 발표한 2027년 전체 예산안은 9조6345억 원으로, 올해 본예산 7조8555억 원보다 1조7790억 원(22.6%) 늘어 처음으로 9조 원을 넘었다. 부처 예산이 크게 불어난 가운데 웹툰 분야는 시설비 감소로 총액이 줄어든 셈이다.
번역·IP 제작 지원 늘리고 창작공간 4곳 새로
항목별로는 해외 진출과 지식재산(IP) 확장 사업이 늘었다. 우수 작품 번역 지원은 24억3100만 원에서 28억6000만 원으로 4억2900만 원 증액됐다. 글로벌 웹툰 IP 제작 지원은 50억500만 원에서 52억1900만 원으로, 다양성만화 제작 지원은 32억8000만 원에서 35억6000만 원으로 각각 늘었다. 다양성만화 사업에는 출판지원 유형이 새로 생긴다.
| 사업 | 2026년 | 2027년 안 | 증감 |
|---|---|---|---|
| 우수 작품 번역 지원 | 24억3100만 원 | 28억6000만 원 | +4억2900만 원(17.6%) |
| 글로벌 웹툰 IP 제작 지원 | 50억500만 원 | 52억1900만 원 | +2억1400만 원(4.3%) |
| 다양성만화 제작 지원 | 32억8000만 원 | 35억6000만 원 | +2억8000만 원(8.5%) |
| 만화·웹툰 시나리오 창작연습소 조성 | - | 31억 원 | 신규 |
새로 들어간 사업은 '만화·웹툰 시나리오 창작연습소' 조성으로, 31억 원이 잡혔다. 2023년까지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이 추진한 웹툰캠퍼스 사업의 지원을 받지 못한 지역에서 기존 주요 시설을 고쳐 창작공간 4곳을 만든다. 대상 지역은 내년 중 공모로 고른다. 이미 운영 중인 웹툰캠퍼스 10곳에는 낡은 장비를 바꿀 설비 개선비를 지원한다.
웹툰 원작을 애니메이션으로 만드는 사업에도 약 52억 원이 반영됐다. 지역 작가와 PD 등을 키우는 웹툰산업 전문인력 양성에는 32억 원, 창작 초기단계 지원에는 8억 원이 배정됐다. 웹툰 아카이브(4억6500만 원), 만화평론 활성화(2억 원), 만화인 헬프데스크 운영(3억5400만 원) 등은 올해 수준을 유지한다.
프리랜서 작가 산재보험료 전액 지원
창작자 복지 분야의 변화 폭은 더 크다. 문체부에 따르면 프리랜서 예술인의 산재보험료 지원은 올해 50%에서 내년 전액으로 바뀌고, 대상도 4400명에서 3만9000명으로 늘어난다. 국민연금 보험료 50% 지원 대상 역시 1800명에서 3만9000명으로 확대된다.
2년마다 20만 원 상당의 건강검진을 지원하는 사업도 새로 생긴다. 저소득 예술인을 위한 생활안정·전세자금 융자는 280억 원(2000여 명)에서 600억 원(3000여 명)으로 늘어난다. 이들 사업은 웹툰 작가만이 아니라 프리랜서 예술인 전반을 대상으로 하며,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웹툰 작가도 지원 대상에 들어간다.
웹툰 작가의 소득 여건은 최근 나빠진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4 웹툰산업 실태조사'에서 연재 경험이 있는 작가의 평균 연 수입은 4268만 원으로 전년(6476만 원)보다 2208만 원 줄었다. 회당 평균 원고료도 86만8000원으로 19만 원 낮아졌다. 웹툰 전문매체 웹툰가이드는 근로계약(월급) 형태로 일하는 작가 비중이 25.9%로 15.1%포인트 늘고, 글·그림 분업으로 한 작품에 여러 명이 참여하는 흐름이 커진 점을 수입 감소 요인으로 짚었다.
2조 원대 시장…현지화·AI 지원 요구
시장 규모는 꾸준히 커지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조사에서 국내 웹툰산업 매출액은 2023년 2조1890억 원, 2024년 2조2856억 원으로 1년 새 4.4% 늘었다.
해외 진출과 관련해서는 현지화 지원 요구가 컸다. 한국콘텐츠진흥원 '2025 웹툰산업 실태조사'에서 웹툰 플랫폼과 콘텐츠제공사업자(CP)는 해외 진출에 필요한 지원으로 공통적으로 현지화를 꼽았고, CP는 해외 유통 네트워크 구축 수요도 높았다. 번역 지원 예산을 가장 큰 폭으로 늘린 배경이다.
인공지능(AI) 도입은 아직 초기 단계다. 같은 조사에서 AI 활용 경험이 없는 플랫폼·CP 가운데 생성형 AI를 쓸 의향이 있다고 답한 곳은 56.7%였지만, 이 중 76.3%는 '도입 고려 단계'에 머물렀다. 회의에서 재담미디어 측은 AI 유료 바우처 지원을, 최원영 디앤씨미디어 대표는 웹툰 기업과 AI 스타트업을 잇는 매칭 플랫폼을 제안했다. 최 장관은 개별 작가 대상 바우처는 예산 대비 효과를 따져 봐야 한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불법 유통 단속 이어간다
불법 유통 대응도 주요 안건이었다. 국내 최대 불법 웹툰 사이트로 꼽히던 '뉴토끼'는 지난 4월 문을 닫았다. 네이버웹툰이 올해 1~8월 구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최신 회차가 당일 불법 유출되던 작품군의 신규 구매 유입은 폐쇄 주간에 직전 3주 평균보다 7.9배 늘었고, 폐쇄 직후 3주 동안 매출은 29.7% 올랐다.
한국저작권보호원 집계로는 트래픽 상위 3개 불법 사이트의 하루 평균 접속량이 약 471만 건에서 약 171만 건으로 64%가량 줄었다. 회의에서 신일숙 만화가는 단속 이후 작가들이 수익 개선을 체감하고 있다며 단속을 이어가 달라고 당부했고, 최 장관은 "불법 유통 차단을 위해 만전을 기하겠다"고 답했다. 권혁주 한국만화가협회장은 예술인 데이터베이스 구축과 신인 작가 유통 지원 확대를 건의했다.
최 장관은 "내년 정부 예산안에 담긴 지원이 우수작품의 제작·유통, 해외 진출로 이어질 수 있도록 산업계와 긴밀히 소통해 관련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예산안은 국회 심의를 거쳐 확정되며, 창작연습소를 둘 지역 4곳은 내년 공모로 정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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