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 올해 관람객 570만 넘어…전시관 벽 낙서에 12월 재도색
국립중앙박물관의 올해 누적 관람객이 9월 말 570만 명을 넘어선 가운데 상설전시관 2층 외규장각 의궤실 입구 등에서 낙서와 긁힌 자국이 발견돼 박물관이 12월 휴관 기간 재도색에 나선다. 국정감사 자료에서는 층별 체류 시간 증가가 확인됐고, 단기 연장 운영을 넘어 예약·입장제와 실시간 혼잡정보 제공 등 종합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올해 9월 말까지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은 관람객이 570만 명을 넘어선 가운데, 상설전시관 벽면 곳곳에서 낙서와 긁힌 자국이 발견됐다. 국정감사 자료를 근거로 국회에서는 '개관시간 1시간 연장' 같은 단기 대책을 넘어 예약·입장제와 실시간 혼잡정보 등 종합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박물관은 연말까지 관람객이 700만 명 안팎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관람객 증가가 '성공 지표'에 그치지 않고 전시 환경 관리와 관람 질 문제로 번지는 모양새다.

1년 새 관람객 72% 늘어…올해 9월 말 570만 명 넘어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연간 관람객은 2024년 378만 8785명에서 2025년 650만 7483명으로 약 72% 늘었다. 박물관이 올해 1월 2일 낸 보도자료는 지난해 관람객 수가 1945년 개관 이후 가장 많다고 밝혔다.
올해 증가세도 꺾이지 않았다. 같은 자료에서 올해 8월 말까지 관람객은 525만 4884명으로 이미 지난해 연간 관람객의 80%를 넘었다. 김재환 국립중앙박물관 문화교류홍보과장은 14일 SBS 인터뷰에서 9월 말 기준 누적 관람객이 570만 명을 넘었고, 하루 방문객이 2만~3만 명으로 지난해보다 20~30% 많다고 설명했다.
| 구분 | 관람객 | 자료 |
|---|---|---|
| 2024년 연간 | 378만 8785명 | 국립중앙박물관(임오경 의원실 제출) |
| 2025년 연간 | 650만 7483명 | 국립중앙박물관 |
| 2026년 1~8월 | 525만 4884명 | 국립중앙박물관(임오경 의원실 제출) |
| 2026년 1~9월 | 570만 명 이상 | 박물관 홍보과장 인터뷰(10월 14일) |
| 2026년 연간 전망 | 700만 명 안팎 | 박물관 홍보과장 인터뷰(10월 14일) |

국제 비교에서도 규모가 두드러진다. 박물관은 영국 미술 전문지 아트뉴스페이퍼의 2024년 집계를 인용해 루브르 박물관(873만 7050명)과 바티칸 박물관(682만 5436명)에 이어 세계 상위권 수준이라고 밝혔다. 박물관 자료에 따르면 전국 13개 소속 국립박물관을 합친 지난해 관람객은 1477만 명을 넘었고, 문화상품 '뮷즈'의 지난해 누적 매출은 400억 원을 웃돌았다.
외규장각 의궤실 입구 벽에 "다녀감"…청소로도 안 지워져
서울신문이 13일 뉴시스를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상설전시관 2층 외규장각 의궤실 입구의 검은 벽면에 '○○ 다녀감' 같은 문구와 하트, 웃는 얼굴 그림이 새겨졌다. 낙서 옆에는 경기 성남시의 한 중학교 이름도 적혀 있었으나, 해당 학교는 최근 단체 관람을 한 적이 없으며 피해가 확인되면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1층 선사·고대관 등 다른 전시 공간에서도 성인 정강이 높이쯤에 연필이나 볼펜으로 그은 듯한 자국이 확인됐다. 박물관 직원들이 닦아 내려 했지만 벽에 깊게 패여 지워지지 않았다고 이 보도는 전했다. 전체 낙서 건수나 피해 면적은 공개되지 않았다.
박물관은 청소로 지울 수 없는 만큼 12월 정기 휴관 기간에 전시관 전체를 다시 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학생 단체 예약 화면에 활동지 작성 관련 주의 안내를 넣고, 인솔 교사의 관람 예절 교육과 안내 책자·영상도 운영해 왔지만 넓은 전시 공간에서 모든 관람객을 지켜보기는 어렵다는 것이 박물관 설명이다. 박물관은 관람 안내와 누리집 공지를 더 분명하게 하겠다고 했다.
층마다 길어진 체류 시간…한 시간 연장 넘어 종합 대책 요구
관람객이 늘었을 뿐 아니라 한 사람이 머무는 시간도 길어졌다. 임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상설전시관 층별 평균 체류 시간은 2024년에서 2025년 사이 모든 층에서 늘었고, 3층은 25분에서 39.5분으로 58% 증가했다.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 같은 시간대에 전시실 안에 있는 인원이 늘어 혼잡이 커질 수 있다.
| 층 | 2024년 | 2025년 | 증감 |
|---|---|---|---|
| 1층 | 44.5분 | 51분 | +6.5분(14.6%) |
| 2층 | 27.9분 | 36.8분 | +8.9분(31.9%) |
| 3층 | 25분 | 39.5분 | +14.5분(58.0%) |
박물관은 올여름 방학 기간인 7월 27일부터 8월 17일까지 22일 동안 개관 시간을 1시간 늘렸다. 세계일보 보도에 따르면 이 기간 운영 시간을 오전 9시~오후 6시로 바꿨으며, 이는 상반기 관람객이 379만 5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71만 6000명)보다 39.7% 늘고 개관 전부터 줄이 늘어서는 '오픈런'이 나타난 데 따른 조치였다.
임 의원은 성수기 예약·입장제의 탄력적 운영, 누리집·앱을 통한 실시간 혼잡정보 제공, 시설·인력·동선을 고려한 적정 수용 규모 분석을 제안했다. 박물관이 만족도와 공간별 체류 시간은 조사하지만 연령별·동반인별·거주지별 관람객 통계는 따로 관리하지 않는다는 점도 함께 지적됐다.
유료화는 '준비 단계'…시기·요금은 미정
관람 수요를 조절할 수단으로 거론되는 유료화 논의도 이어지고 있다. 파이낸셜뉴스는 3월 30일 기획예산처가 2027년도 예산안 편성지침에서 국립중앙박물관 유료화 방침을 밝혔고, 성인 기준 5000~1만 원 수준이 거론된다고 보도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2008년 5월 상설전시관을 무료로 바꿨으며, 그 전에는 성인 관람료가 2000원이었다.
다만 시행 시기와 요금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김 과장은 14일 SBS 인터뷰에서 유료화가 준비 단계라며, 관람객의 연령·성별·내외국인 비율을 분석할 고객 정보 시스템을 먼저 갖추겠다고 말했다. 유료화 이후에도 청소년과 대학생은 무료 입장을 유지하고, 전체 방문객의 절반가량이 유료 대상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입장료 수입의 쓰임새도 쟁점이다. 김 과장은 현행 규정상 관람료 수입이 국고로 들어가 박물관이 유물 구입이나 시설 개선에 바로 쓸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인터뷰 진행자도 이 대목에서 국회와 정부 차원의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관람객이 알아둘 점…야간 개장·2~3층 먼저 보기
현재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은 무료이며, 수요일과 토요일에는 오후 9시까지 야간 개장한다. 박물관 측은 방문객이 여름방학인 7~8월에 몰렸다가 9월에 줄고, 10~11월에 다시 정점을 찍으며 특히 주말에 많다고 설명했다. 가장 인기 있는 '사유의 방'은 야간 개장 때 비교적 한적하게 볼 수 있다는 것이 박물관 설명이다.
박물관은 여름 혼잡기에 붐비는 1층 대신 2·3층 전시실부터 관람하는 방법을 안내했고, 대중교통 이용을 권했다. 방문 전 누리집에서 운영 시간 변경과 특별전 예약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박물관 관계자는 서울신문에 과거 동전이나 열쇠로 전시 패널을 긁던 때보다는 나아졌지만 자국이 남는 것은 아쉽다는 취지로 말했다. 박물관이 12월 재도색과 함께 안내 강화를 예고한 만큼, 관람객도 전시실 벽면과 진열장에 기대어 필기하거나 손을 대지 않는 기본 예절을 지킬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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