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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분쟁조정 1만1114건 적체…1년 넘긴 사건 1404건

한국소비자원 소비자분쟁조정 미처리 사건이 8월 말 1만1114건으로 집계됐다. 1년 넘긴 사건이 1404건이고, 올해 불성립 993건 중 93.8%는 사업자 거부였다. 9월 시행된 1인 조정 등 달라진 제도와 소비자 대처법을 정리했다.

한국소비자원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에 쌓인 미처리 사건이 올해 8월 말 기준 1만1114건으로 집계됐다. 국회 정무위원회 박성훈 의원실이 한국소비자원에서 받아 공개한 자료로, 이 가운데 신청 후 1년을 넘긴 사건이 1404건이다. 소비자기본법이 정한 처리기한은 원칙적으로 신청일부터 30일이다.

책상 위에 쌓여 있는 서류와 우편물 더미
책상 위에 쌓인 서류 더미 · 자료사진 · 사진: brendan-c / Flickr(CC BY 2.0)

절반은 6개월~1년 사이에 묶여 있다

한국소비자원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8월 말 미처리 1만1114건 중 신청 후 181~365일 된 사건이 5581건으로 가장 많았다. 전체의 50.2%다. 여기에 1년을 넘긴 1404건(12.6%)을 더하면 180일 넘게 처리되지 않은 사건은 6985건으로 전체의 62.8%에 이른다.

신청한 지 30일 이내인 사건은 530건, 31~90일은 1505건, 91~180일은 2094건이었다. 법정 처리기한 30일 안에 있는 사건은 전체의 5% 안팎에 그친다는 계산이다.

소비자분쟁조정 미처리 사건의 대기 기간별 현황(2026년 8월 말 기준)
대기 기간건수비중
1~30일530건4.8%
31~90일1505건13.5%
91~180일2094건18.8%
181~365일5581건50.2%
366일 이상1404건12.6%
합계11114건100%

자료: 한국소비자원이 박성훈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 비중은 합계 대비 계산값이며 반올림 때문에 합이 100%와 다를 수 있다.

1년 넘게 걸려 끝난 사건도 급증

이미 결정이 난 사건에서도 지연은 뚜렷하다. 같은 자료에서 신청부터 결정까지 366일 이상 걸린 종결 사건은 2022~2024년에는 한 건도 없었으나 지난해 1071건으로 나타났고, 올해는 8월까지 2670건으로 이미 지난해 연간 건수의 약 2.5배가 됐다.

YTN은 지난 12일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이 한국소비자원에서 받은 자료를 인용해, 9월 기준 분쟁조정 사건의 91.5%가 30일 처리기한을 넘겼고 건당 평균 처리 기간이 190일이라고 보도했다. 같은 보도에서 기한을 두 차례 연장하고도 180일을 넘긴 사건은 2022년 10건 미만에서 2025년 2044건, 올해 9월 4258건으로 늘었다. 이 수치는 집계 시점과 기준이 앞의 8월 말 통계와 달라 직접 합산하거나 비교하기 어렵다.

조정이 나와도 사업자가 거부하면 끝

기다림 끝에 조정안을 받아도 사업자가 받아들이지 않으면 조정은 성립하지 않는다. 한국소비자원 자료에서 조정 불성립 건수는 2022년 854건, 2023년 914건, 2024년 1067건, 2025년 1175건으로 해마다 늘어 3년 사이 약 37.6% 증가했다. 올해는 8월까지 993건이 불성립됐다.

불성립의 대부분은 사업자 거부 때문이다. 올해 8월까지 불성립 993건 가운데 931건(93.8%)이 사업자가 조정안을 받아들이지 않은 경우였고, 지난해에도 1175건 중 1096건(93.3%)이 같은 이유였다.

소비자분쟁조정 불성립 건수와 사업자 거부 건수
연도불성립사업자 거부거부 비중
2022년854건791건92.6%
2023년914건821건89.8%
2024년1067건987건92.5%
2025년1175건1096건93.3%
2026년(8월까지)993건931건93.8%

자료: 한국소비자원이 박성훈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 거부 비중은 불성립 대비 계산값이다.

박성훈 의원은 1년 넘게 기다려 조정을 받아도 사업자가 거부하면 끝나는 구조가 신속한 피해구제라는 제도 취지를 약화시킨다며, 적체 원인을 전면 점검하고 처리 기간을 줄일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보도들에는 한국소비자원의 공식 해명이나 인력·위원 현황은 포함돼 있지 않다.

법이 정한 절차와 시간표

정부 생활법령정보에 따르면 소비자가 한국소비자원에 피해구제를 신청하면 소비자원이 사실조사를 거쳐 합의를 권고하고, 접수 후 30일 안에 합의가 되면 절차가 끝난다. 의료·보험·농어업 관련 사건이나 시험·검사가 필요한 사건은 처리기간을 늘릴 수 있으며, 연장을 포함해 최대 90일이다.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사건이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로 넘어가고, 위원회는 원칙적으로 조정 신청을 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조정을 마쳐야 한다. 정당한 사유가 있으면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조정 결정을 통지받은 당사자가 15일 안에 의사표시를 하지 않으면 수락한 것으로 보며, 거부하려면 서면으로 의사를 밝혀야 한다. 양측이 수락해 조정이 성립하면 재판상 화해와 같은 효력이 생긴다.

9월 시행된 1인 조정과 소송지원

이런 적체를 겨냥한 제도 변화도 있다. 지난 2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개정 소비자기본법에는 합의 권고 금액이 200만 원 미만이면서 사실관계와 쟁점이 단순하고 양측이 합의 의사를 분명히 밝힌 사건을 조정위원 1명이 처리하는 '단독조정'이 담겼다. 현행 위원회는 회의에 최소 3명의 위원이 필요하다.

보도에 따르면 개정법은 3월 10일 공포돼 공포 6개월 뒤인 9월 11일부터 시행됐다. 신청인이 단독조정을 따로 고르는 절차는 없고, 조정위원회 위원장이 합의 권고 금액과 쟁점을 검토해 대상 여부를 정한다. 단독조정인의 결정은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의 심의·의결로 본다.

개정법에는 사업자가 조정안을 받아들이지 않아 조정이 성립하지 않았을 때 한국소비자원이 소비자의 소송을 지원할 법적 근거도 새로 들어갔다. 지금까지는 법적 근거 없이 일부 취약계층에 한해 지원해 왔다. 다만 시행된 지 한 달여밖에 지나지 않아 적체 해소 효과를 가늠할 통계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소비자가 알아둘 실용 정보

분쟁이 생기면 먼저 1372소비자상담센터에서 상담을 받고, 해결되지 않으면 한국소비자원에 피해구제를 신청하는 순서로 진행된다. 피해구제 신청은 원칙적으로 서면으로 하며, 인터넷·방문·우편으로 접수할 수 있다.

조정안을 받았다면 통지받은 날부터 15일이 기한이다. 조정안이 마음에 들지 않는데 아무 표시도 하지 않으면 수락한 것으로 처리되므로, 거부하려면 반드시 서면으로 뜻을 밝혀야 한다. 금액이 200만 원 미만이고 쟁점이 단순한 사건이라면 새 단독조정 대상이 될 수 있어, 사실관계를 증빙할 계약서·영수증·사진·대화 기록을 미리 정리해 두는 편이 유리하다.

한국소비자원이 적체 원인과 인력 확충 계획 등 공식 입장을 내놓는지는 앞으로 확인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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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정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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