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컬처웍스, 日 토에이와 베트남 영화 공동 제작…현지 극장 매출 '역대 최대'
롯데컬처웍스가 13일 롯데엔터테인먼트베트남, 일본 토에이와 베트남 영화 공동 개발·제작 업무협약을 맺었다. 베트남 박스오피스는 2025년 약 5조6000억 동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고 자국 영화 매출 비중은 62%까지 높아졌다.
롯데컬처웍스가 베트남 현지 법인 롯데엔터테인먼트베트남, 일본 영화·영상 기업 토에이(TOEI)와 손잡고 베트남 영화를 함께 개발·제작한다. 롯데컬처웍스는 13일 세 회사가 베트남 영화 공동 개발·제작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고 밝혔다.
한국 멀티플렉스 기업과 일본 콘텐츠 기업이 베트남 현지 영화를 함께 만드는 구조다. 베트남 극장가가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을 올리고 자국 영화 비중이 크게 높아진 가운데, 한·베·일 3국 협력이 현지 시장에서 어떤 결과를 낼지 관심이 쏠린다.
공동 개발부터 배급까지…IP 각색해 '베트남어 영화'로
롯데컬처웍스 발표에 따르면 세 회사는 베트남 영화의 공동 개발·제작을 우선 추진하고, 베트남 현지와 글로벌 시장에서 투자·배급 협력도 검토한다. 각 사가 보유한 지식재산권(IP)을 라이선싱하고 현지 정서에 맞게 각색해 베트남어 영화로 만드는 방안도 협력 범위에 들어갔다.
투자 규모나 협약 기간, 첫 공동 제작 작품과 개봉 시기는 이번 발표에 포함되지 않았다. 구체적인 작품 계획은 앞으로 세 회사가 협의해 정할 것으로 보인다.
토에이는 70년 넘는 역사를 지닌 일본의 대표적인 영화·영상 콘텐츠 기업으로, 영화와 TV 콘텐츠를 제작·배급한다. 애니메이션 '드래곤볼', '원피스', '슬램덩크'와 특촬물 '가면라이더', '슈퍼전대' 시리즈 제작에 참여한 회사다.
'블러드 문 파티'·'마 야' 배급한 롯데엔터 베트남
롯데엔터테인먼트베트남은 현지에서 영화 투자·배급을 맡는 법인이다. 회사 측에 따르면 '블러드 문 파티', '퓨리', '마 야', '더 라스트 와이프' 등을 흥행시켰고, 현재 '시스터 시스터3', '더 라스트 아일랜드', '더 라스트 불릿'을 준비하고 있다.
개발 단계 작품도 있다. 영화 '육사오(6/45)'를 연출한 박규태 감독이 메가폰을 잡는 '사이공 오빠'(가제), 베트남 전통 설화에서 영감을 얻은 장편 애니메이션 '탄 죵'이다. 회사 측은 이처럼 현지 창작자와 함께 개발 중인 프로젝트를 토에이와 협력하는 대상으로 삼겠다는 입장이다.
"베트남 현지 창작자들과 함께 개발 중인 다양한 프로젝트를 토에이와 협력할 수 있게 돼 기쁘다." — 김종열 롯데컬처웍스 대표이사
김진근 롯데엔터테인먼트베트남 법인장은 "베트남은 젊은 관객층과 빠르게 성장하는 현지 영화산업을 기반으로 아시아에서 주목받는 시장 중 하나"라고 말했다. 요시무라 후미오 토에이 대표이사는 "롯데컬처웍스와 롯데엔터테인먼트베트남이 현지에서 쌓아온 긴밀한 관계를 바탕으로 협력하게 돼 뜻깊다"며 이번 협약이 장기 협력의 토대가 되기를 기대했다.

베트남 극장가, 지난해 매출 5조6000억 동 '사상 최대'
세 회사가 베트남을 주목하는 배경에는 커지는 극장 시장이 있다. 영화진흥위원회(KOFIC)가 지난 6월 낸 '2025년 베트남 영화산업 결산' 통신원 리포트에 따르면, 베트남의 2025년 박스오피스 매출은 약 5조6000억 동(약 2억2400만 달러)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간 티켓 판매량도 7000만 장을 넘었다.
현지 1위 극장 체인 CGV베트남이 올해 3월 콘퍼런스에서 발표한 자료에서도 2025년 매출은 5조5933억 동으로 전년보다 24%,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보다 35%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국민 1인당 연간 영화 관람 횟수는 0.7회로, 싱가포르(1.3회)·말레이시아(1회)보다 낮은 수준이다.
두드러진 변화는 자국 영화의 약진이다. CGV베트남 자료 기준으로 지난해 전체 매출에서 베트남 영화가 차지한 비중은 62%로, 2016년 25%에서 두 배 넘게 뛰었다. 영진위 리포트에 따르면 베트남 전쟁 영화 '붉은 비'(Mưa Đỏ)는 7140억 동을 벌어들이며 베트남 역대 최고 흥행 기록을 새로 썼다.
| 항목 | 수치 | 출처 |
|---|---|---|
| 박스오피스 매출 | 약 5조6000억 동(사상 최대) | 영화진흥위원회·CGV베트남 |
| 전년 대비 매출 증감 | 24% 증가 | CGV베트남 |
| 연간 티켓 판매 | 7000만 장 이상 | 영화진흥위원회 |
| 자국 영화 매출 비중 | 62%(2016년 25%) | CGV베트남 |
| 1인당 연간 관람 횟수 | 0.7회 | 영화진흥위원회·CGV베트남 |
| 역대 최고 흥행작 | '붉은 비' 7140억 동 | 영화진흥위원회 |

한국 영화는 주춤…극장은 한국계가 주도
반면 베트남에서 한국 영화의 존재감은 줄었다. 영진위 리포트에 따르면 2025년 베트남에서 한국 영화 전체 매출은 1326만 달러로 전년보다 33.6% 줄었다. 한국 영화 가운데 가장 많이 번 작품은 '엄마를 버리러 갑니다'(651만 달러)로 전체 흥행 순위 13위였다.
상영 인프라는 한국계 극장 체인이 쥐고 있다. 영진위 리포트는 멀티플렉스 점유율을 CGV 45.4%, 롯데시네마 23.8%로 집계했고, 한국 자본 극장이 전체 박스오피스의 약 70%를 차지한다고 분석했다. 현지 통계업체 박스오피스베트남 자료를 인용한 베트남 전문매체 인사이드비나 보도에서는 2025년 점유율이 CGV 45%, 롯데시네마 26%로 나타나, 집계 기준에 따라 롯데의 수치는 다소 차이가 있다.
롯데시네마는 2008년 베트남에 진출해 현재 45개 극장을 운영하고 있다. 인사이드비나와 비즈한국 보도에 따르면 롯데시네마 베트남 법인은 올해 1분기 매출 191억 원, 순이익 22억 원을 냈지만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2062억 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국내 극장 위축 속 해외 '콘텐츠'로 눈 돌려
이번 협약은 롯데컬처웍스가 극장 운영을 넘어 현지 콘텐츠 제작으로 베트남 사업의 폭을 넓히려는 행보로 읽힌다. 비즈한국 보도에 따르면 롯데컬처웍스의 지난해 매출은 4345억 원으로 전년(4517억 원)보다 3.8% 줄었고, 105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메가박스중앙과 추진하던 합병은 양해각서가 6월 30일 만료되면서 중단됐다.
국내 극장 관객 수도 줄었다. 같은 보도에 따르면 전체 극장 관객은 2023년 1억2514만 명, 2024년 1억2313만 명에서 지난해 1억609만 명으로 감소했다. 롯데는 중국·인도네시아·홍콩에서 철수해 베트남이 유일한 해외 거점으로 남아 있다.
자국 영화 매출 비중이 60%를 넘어선 시장에서, 한국·일본 작품을 수입해 상영하는 대신 현지 창작자와 함께 베트남어 영화를 만드는 방식이 이번 협약의 핵심이다. 토에이의 IP를 현지 정서에 맞게 각색하는 시도가 실제 흥행으로 이어질지는 첫 작품이 공개돼야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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