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 최고가격 4회 연속 동결…휘발유 공급가 상한 1784원 유지
산업통상부가 17일 0시부터 4주간 적용하는 11차 석유 최고가격을 휘발유 1784원·경유 1773원·등유 1380원으로 10차와 같게 동결했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안팎에 머물고 9월 석유류 물가가 14.8% 오른 점을 고려했다. 오피넷 기준 10월 둘째 주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는 1856.6원으로 22주 연속 하락했다.
산업통상부가 정유사의 석유제품 공급가격 상한을 정하는 11차 석유 최고가격을 10차와 같은 수준으로 묶었다. 17일 0시부터 4주 동안 휘발유는 리터당 1784원, 경유는 1773원, 등유는 1380원이 상한으로 적용된다. 지난 7차 때 150원을 내린 뒤 8차부터 이번까지 네 차례 연속 동결이다.
정부는 국제유가가 여전히 배럴당 100달러 안팎에 머물고 있고, 석유류 물가가 서민 가계에 부담을 주고 있다는 점을 동결 이유로 들었다. 다만 주유소 판매가는 이 상한과 별개로 정해지는 만큼, 소비자가 체감하는 기름값은 1800원대 중반에서 소폭 하락하는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29년 만에 꺼낸 비상조치, 7개월째 이어져
석유 최고가격제는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 제23조에 근거한다. 석유 가격이 크게 오르내려 국민 경제의 안정을 해칠 우려가 있을 때 산업통상부 장관이 판매 가격의 최고액을 지정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이다. 서울신문은 이 조항이 1997년 유가 자유화 이후 쓰이지 않다가 29년 만에 처음 가동됐다고 전했다.
제도는 2월 말 중동 전쟁으로 국제유가가 치솟자 3월 13일 0시부터 시행됐다. 머니투데이 보도에 따르면 상한은 정유사가 주유소에 넘기는 공급가격에만 적용되고, 주유소마다 비용과 경영 방식이 다르다는 이유로 주유소 판매가에는 적용하지 않았다. 고급휘발유도 대상에서 빠졌다. 도입 초기 2주였던 조정 주기는 현재 4주로 운영되며, 정부는 중동 정세에 따라 주기를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1724원에서 시작해 1934원 거쳐 1784원으로
1차 상한은 휘발유 1724원, 경유 1713원, 등유 1320원이었다. 3월 27일 적용된 2차에서 세 제품 모두 210원씩 올라 휘발유 1934원, 경유 1923원, 등유 1530원이 됐고, 이 가격은 6차까지 네 차례 연속 유지됐다.
전환점은 6월 27일 적용된 7차였다. 정책브리핑에 따르면 정부는 미국과 이란의 종전 양해각서 합의 뒤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늘고 6월 25일 국제유가가 배럴당 70달러대 초·중반까지 떨어지자 하락분을 선제적으로 반영해 상한을 150원 내렸다. 이후 7월 25일 8차부터 이번 11차까지는 같은 가격이 이어지고 있다. 제도 시행일부터 11차 적용일까지는 218일이다.
| 차수(적용 시작) | 휘발유 | 경유 | 등유 | 변동 |
|---|---|---|---|---|
| 1차(3월 13일) | 1724 | 1713 | 1320 | 제도 시행 |
| 2차(3월 27일)~6차 | 1934 | 1923 | 1530 | 210원 인상 뒤 동결 |
| 7차(6월 27일) | 1784 | 1773 | 1380 | 150원 인하 |
| 8차(7월 25일)~11차(10월 17일) | 1784 | 1773 | 1380 | 4회 연속 동결 |

국제유가 여전히 100달러 안팎…정부 "서민 부담 고려"
산업통상부가 밝힌 10월 15일 기준 국제유가는 배럴당 두바이유 107달러, 브렌트유 105.9달러, 서부텍사스산원유(WTI) 98달러다. 에너지신문은 정부가 호르무즈 해협 위기 등 원유 도입 불확실성, 최근 러시아 정유시설 피격과 중국의 석유제품 수출 중단을 함께 고려했다고 전했다.
물가 부담도 근거로 제시됐다.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9%대로 둔화했지만, 석유류 물가는 최고가격제 시행에도 전년 같은 달보다 14.8% 올랐다. 정부는 10~11월 원유 도입 물량을 전년 평균 대비 100% 이상 확보해 수급에는 이상이 없다고 설명했다.
기름 소비는 줄어드는 모습이다. 산업통상부 자료에 따르면 9월 주유소 판매량은 휘발유가 전년 대비 3.0% 늘었지만 경유가 9.0% 줄어 둘을 합하면 3.7% 감소했다. 정부는 9월 휘발유 증가를 추석 연휴 이동 수요와 고속도로 주유소 특별할인 영향으로 봤다. 10월 1~2주 판매량은 5.5% 줄었고, 제도 시행 이후인 3월 둘째 주부터 10월 둘째 주까지 누적으로는 휘발유 1.7%, 경유 7.6% 감소했다.
주유소 기름값 22주 연속 하락, 서울은 1900원대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10월 둘째 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리터당 1856.6원으로 전주보다 0.9원 내렸다. 경유는 1842.8원으로 0.5원 하락했다. 휘발유와 경유 모두 22주 연속 하락이다.
지역별로는 서울 휘발유가 1902.5원으로 가장 비쌌고 대구가 1829.9원으로 가장 쌌다. 두 지역 차이는 72.6원이다. 상표별로는 GS칼텍스 주유소가 1859.6원으로 가장 높았고 알뜰주유소가 1846.9원으로 가장 낮았다. 헤럴드경제는 2차 상한이 적용되던 5월 8일 평균 판매가가 휘발유 2011.71원, 경유 2006.24원이었다고 보도했는데, 이와 비교하면 휘발유는 약 155원, 경유는 약 163원 낮아진 셈이다.
| 구분 | 가격 | 전주 대비 |
|---|---|---|
| 전국 휘발유 | 1856.6 | -0.9 |
| 전국 경유 | 1842.8 | -0.5 |
| 서울 휘발유(최고) | 1902.5 | -0.8 |
| 대구 휘발유(최저) | 1829.9 | -0.4 |
4조2000억 손실보전 예비비…정유업계 부담 커져
최고가격제로 정유사가 국제 가격 상승분을 공급가에 반영하지 못하면 정부가 그 손실을 사후에 보전한다. 헤럴드경제와 미디어펜 보도에 따르면 정부는 제도가 6개월간 유지된다는 전제로 목적 예비비 약 4조2000억원을 마련했다. 시행 기간이 이미 6개월을 넘긴 만큼 보전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
정유업계는 보전금 지급이 늦어지면서 자금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호소한다. 미디어펜은 업계 관계자를 인용해 "손실보전까지 늦어지면서 정유사들의 유동성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업계는 내수 감소를 메우기 위해 석유제품 수출제한 완화도 요청하고 있으며, 산업통상부는 국내 수급에 문제가 없는 범위에서 업계와 수출 물량 관리 방안을 논의하겠다는 입장이다.
소비자가 알아둘 점
최고가격은 정유사 공급가의 상한이지 주유소 판매가의 상한이 아니다. 실제 주유소 가격은 상한보다 휘발유 기준 70원가량 높게 형성돼 있으며, 지역과 주유소에 따라 차이가 크다. 오피넷에서 주변 주유소 가격을 비교하면 같은 동네에서도 더 싼 곳을 찾을 수 있다.
국제유가 변동은 보통 2~3주 시차를 두고 국내 주유소 가격에 반영된다. 최근 국제유가가 다시 오름세를 보이고 있어 22주째 이어진 하락세가 멈출 가능성도 있다. 11차 상한은 11월 중순까지 적용되며, 정부는 국내외 유가 흐름을 보고 다음 차수 가격을 다시 정할 예정이다. 겨울철 난방용 등유를 미리 사 두려는 가구라면 리터당 1380원인 현재 공급가 상한과 주변 판매가를 함께 살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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